키더민스터 '6부리그의 기적' 일으킬까
[스포츠경향]
축구 경기에서 이변은 늘 있게 마련. 특히 리그와 관계없이 ‘계급장 떼고 맞붙는’ 컵 대회에서는 하위 리그팀이 상위팀을 잡는 반란이 종종 일어난다. 이번 시즌 열리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도 예외는 아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 챔피언십(2부)의 노팅엄 포레스트는 10일 열린 FA컵 64강전에서 프리미어리그(EPL) 팀인 아스널을 1-0으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FA컵 최다 우승팀(14회)인 아스널은 올 시즌 32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일찌감치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1996년 이후 아스널이 FA컵 64강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노팅엄은 2017~2018시즌에도 아스널을 4-2로 물리친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더욱 극적인 이변을 연출한 팀은 키더민스터 해리어스다.
6부리그 소속인 키더민스터는 전날 벌어진 FA컵 64강전에서 샘 오스틴과 아마리 모건-스미스의 연속골로 2부리그 팀인 레딩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32강이 겨루는 4라운드에 진출했다. 키더민스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무려 ‘80계단이나 위에 있는 팀’을 꺾은 이변이다.
4라운드에서 맞붙는 팀은 ‘인연의 상대’ EPL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키더민스터는 28년 전인 1993~1994시즌 ‘작은 기적’을 연출한 당시에도 16강전에서 웨스트햄과 만나 0-1로 아깝게 패했다.
당시 풋볼 컨퍼런스(5부리그)의 키더민스터는 64강전에서 2부 팀인 버밍엄시티를 2-1로 꺾은 뒤 32강전에서 4부리그 소속인 브레스턴 노스 엔드와 맞붙어 1-0으로 이기고 16강전에 올랐다. 그러나 웨스트햄의 벽에 막혀 더 이상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야 말로 28년 만에 웨스트햄을 상대로 설욕을 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잉글랜드에서 5부 이하의 팀 중 FA컵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팀은 내셔널리그(5부)의 링컨 시티다. 링컨 시티는 2017년에 창단 133년 만에 처음으로 FA컵 8강에 올라 아스널과 맞붙었으나 전력의 격차를 절감하며 0-5로 대패했다. 당시 링컨 시티는 2부 팀인 입스위치 타운과 브라이턴에 이어 EPL 소속의 번리까지 꺾고 8강까지 올라 화제를 뿌렸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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