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이재용의 현대차, 정의선의 삼성TV

박소라 2022. 1. 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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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늘 현대차를 탄다.

아버지 이건희 전 회장의 빈소에 현대차 펠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온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전시 중 기억에 남는 걸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정 회장은 "아주 얇았던 삼성전자 TV"를 콕 집어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L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구매를 고려한다고 언급한 것도 언론에 대서특필된 CES '주요 어록'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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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개 석상에서 늘 현대차를 탄다. 아버지 이건희 전 회장의 빈소에 현대차 펠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온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총수 차가 한 대겠냐마는 쌍용차 체어맨으로 잠시 갈아탄 때를 제외하면 이 부회장은 주로 업무용으로 현대차를 애용한다. '마이바흐'와 연상되는 아버지 이건희 전 회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국 CES 2022에 참석했다. 전시 중 기억에 남는 걸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정 회장은 “아주 얇았던 삼성전자 TV”를 콕 집어 말했다.

현대차를 애용하는 삼성 총수와 삼성 TV를 치켜세우는 현대차 총수의 모습에 왜 이목이 쏠릴까.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으로 L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구매를 고려한다고 언급한 것도 언론에 대서특필된 CES '주요 어록' 중 하나였다. 이들의 '우애'에 집중하는 건 이제 '경쟁의 시대'에서 '협력의 시대'로 변모하는 산업 트렌드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3세 경영이 시작되면서 경쟁 방정식은 과거와는 완전히 딴판이 됐다. 과거엔 매스컴에서 삼성과 현대 혹은 삼성과 LG를 '앙숙'이나 '라이벌'이라고 많이 표현했다.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게 사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는 과거 자동차와 전자 분야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가전과 부품 등 각 분야에서 삼성과 LG는 지금도 경쟁 관계다.

최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매스컴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삼성 반도체를 탑재한 현대차'를 응원하는 시대가 됐다. 혹자는 현대차가 삼성, LG, SK와 협력해 자동차 산업에서 '한국형 어벤저스'를 만들어 테슬라에 대적하라고 말한다. LG 패널을 탑재한 삼성 TV도 기대를 모은다. 삼성 갤럭시Z폴드3 디지털키로 제네시스 GV60 차 문을 여는 모습도 꽤 자연스럽다.

확실히 지금 산업계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한다. 경쟁사라도 필요하면 손을 잡는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재계 3세들의 친분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기업 수직계열화를 통한 대량생산과 판매로는 더 이상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이 어렵다는 걸 모두 알았다.

재계 협력은 산업 생태계에 긍정 신호다. 부품 산업 등 후방 생태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역동적인 비즈니스 합종연횡으로 과거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독창적인 서비스와 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 글로벌 각 분야 1등 하는 기업끼리 만나는데 시너지가 안 날 수가 없다. 정부와 국민, 시장이 모두 원하는 바다. 물론 경쟁은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다. 경쟁해야 할 때는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되풀이된 감정 소모적 경쟁, 불필요한 라이벌 구도 설정은 접어 두면 좋겠다. 산업 새판이 짜이는 지금은 삼성·LG·현대차·SK의 시너지와 협력에 집중해야 할 때다. 2022 '한국판 어벤저스' 활약이 기대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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