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량계획 세우고, 다회용기 쓰고..'쓰레기 다이어트'로 배출량 40% 감소

김기범 기자 2022. 1. 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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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연남동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이미이씨(50)는 지난해 서울시의 ‘쓰레기 다이어트’ 사업에 참여해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생활 쓰레기를 20% 넘게 줄일 수 있었다.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을 측정해 기록하고, 기존에 일반 쓰레기로 배출했던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고,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작은 실천들을 통해 얻은 성과였다. 이씨는 “쓰레기 다이어트에 참여하면서 플라스틱 제품에서 상표를 떼어버려야 재활용이 된다는 것 등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며 “덕분에 이전보다 더 확실히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해서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참가자가 쓰레기의 무게를 측정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서울시민 164가구가 참여한 쓰레기 다이어트 사업에서 1인당 평균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4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쓰레기 다이어트는 참여가구가 자발적으로 쓰레기 감량 계획을 세워 저울 등으로 배출량을 측정·기록하고, 생활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도전하는 내용의 시민실천 프로그램이다.

쓰레기 다이어트 사업 참여자들은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은 저울과 활동 노트로 생활쓰레기와 재활용품 배출량을 측정,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또 포장 음식을 다회용기에 받아오고, 장을 볼 때 장바구니와 에코백 등 천주머니를 이용하는 등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시는 자원순환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가구별로 쓰레기 다이어트 사업에 참여하기 전 배출했던 현황을 토대로 한 쓰레기 줄이는 방법, 재활용 분리 배출 방법 등 자문 서비스도 제공했다. 참여가구는 1인가구 38가구, 2인가구 18가구, 3인가구 36가구, 4인가구 72가구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시는 사업 첫달이었던 9월과 마지막달이었던 11월을 비교한 결과 1인당 평균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5.81㎏에서 3.44㎏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특히 1인가구가 쓰레기를 가장 많이 감량했으며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감량 규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인당 감량한 쓰레기 총량을 측정한 결과, 1인가구는 5.86㎏이었고, 이어 2인가구 4.85㎏, 3인가구 3.89㎏, 4인가구 2.76㎏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참가자가 포장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아온 모습. 서울시 제공.

1인당 재활용품 분리 배출량은 31.41%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종이가 3.55㎏에서 2.35㎏로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플라스틱이 1.73㎏에서 1.09㎏, 비닐이 0.64㎏에서 0.56㎏, 스티로폼이 0.37㎏에서 0.31㎏순으로 줄어들었다.

1인가구의 종량제 감소율은 48.77%, 재활용품 감소율은 24.89%로 종량제 감소율이 재활용품 감소율의 약 2배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종량제봉투에 버리던 쓰레기를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4인 가구는 종량제 감소율과 재활용품 감소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2인가구는 종량제 38.7%, 재활용품 36.8%의 감소율을 보였고, 3인가구는 종량제 37.98%, 재활용품 36.99%, 4인가구는 종량제 32.76%, 재활용품 31.47%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쓰레기 다이어트 참가자가 천주머니를 이용해 장을 봐온 식품들의 모습. 서울시 제공.

쓰레기 다이어트에 참여한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1회용품 배출량을 줄이기 어려웠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텀블러·다회용기 사용 등으로 줄일 수 있지만 종이, 비닐, 스티로폼은 택배 포장재, 과대 포장 등으로 인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줄이기 어려웠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시는 쓰레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 1인가구의 실천이 쓰레기 감량에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교육·캠페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1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과대 포장에 대한 집중 점검도 자치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1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완화되면서 생활 쓰레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일상 속 쓰레기 감량 실천이 확산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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