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칼럼] 기술주권전략체계 구축해야

2022. 1. 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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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우리는 패권국가 사이에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 없는 '평화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지금 우리는 기술을 주권적 관점에서 전략화해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수행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주요국의 기술주권 확보 전략과 시사점' 연구는 국가경쟁력에 결정적인 기술을 누적하기 위한 과학기술 역량 강화는 끊임없이 추진해야 할 기본 과제이며 융·복합적 지식, 기술을 글로벌 사회와 통합적 방식으로 경쟁, 협력하는 동반 전략이 필수 과제임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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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우리는 패권국가 사이에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 없는 ‘평화 시대’를 살고 있다. 막스 로저의 ‘전쟁과 평화’에 의하면 패권국가 간에 일어난 전쟁은 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더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외세의 간섭에 대한 시민의 저항, 종족 간의 싸움, 인접 국가 간의 충돌은 있었지만 거대 패권국가가 직접 무력충돌하는 사례는 없어 소위 평화 시대라고 한다.

전쟁은 왜 일어날까? 결국 먹고살기 위한 문제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 시대는 과학기술의 급진적 부흥과 함께했다. 18세기 이후 기계화, 전기화, 정보화를 지나 인간의 지능을 닮은 기술로 물리적 우주를 넘어 사이버우주가 창조되고 이미 사람들이 두 개의 우주에서 살기 시작했다. 누적된 과학기술 역량은 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룬다. 경제성장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는 무엇일까. ‘세계경제불평등의 역사’에 의하면 1800년 산업혁명이 촉발되던 때 전체 인류의 거의 90%가 절대빈곤선 아래에서 허덕였다. 2015년에는 거꾸로 인류 70% 이상이 빈곤을 벗어나 중산층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빈곤을 벗어난 것만 아니라 노동시간은 줄고 경제력은 높아졌다. 과학기술과 동조된 산업 변혁으로 만든 경제적 풍요와 삶의 질 개선이 무력전쟁의 욕구를 눌러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진짜 평화 시대일까. 무력전쟁은 없지만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티븐 핸킨이 쓴 ‘인재전쟁’은 신자유주의 경제에서 기업이 성공과 지속 성장 전략으로 펼쳐야 하는 인재 확보를 위한 전쟁 같은 노력을 강조했다. 여전히 세계는 계속 잘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전쟁 을 치러내고 있다. 2022년 지금 세계는 기술패권전쟁의 한가운데 있다. 핵심은 첨단기술이다. 경제·사회적 변화의 최전선을 개척하고 영향력과 파급력이 강한 기술을 말한다. 미국은 실제로 현재 산업경제 지형을 흔드는 새로운 기술을 중심으로 법을 바꾸면서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경제 주체를 국가 수준은 물론 기업 수준까지 다루고 있다. 기술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지금 우리는 기술을 주권적 관점에서 전략화해야 한다. ‘기술주권’은 ‘국가가 자국의 경쟁력에 결정적 전략기술을 직접 가지거나 다른 경제권으로부터 일방적인 구조적 의존 없이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등이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경제성장을 위한 핵심 기술과 함께 산업경쟁력 확보와 일방적 의존도 완화에 집중돼 있다. 기업 간 이익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글로벌 가치사슬은 약화되고 기업이익을 넘어 국가이익이 개입하는 방식을 공고히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수행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주요국의 기술주권 확보 전략과 시사점’ 연구는 국가경쟁력에 결정적인 기술을 누적하기 위한 과학기술 역량 강화는 끊임없이 추진해야 할 기본 과제이며 융·복합적 지식, 기술을 글로벌 사회와 통합적 방식으로 경쟁, 협력하는 동반 전략이 필수 과제임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나라 기술주권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전략기술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평가하고 중장기적 방향을 수립하는 시스템을 설계·구축·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산업경제, 정치·외교·안보, 혁신 인재 등 분야별로 기술 주관 확보 및 기술 안보 관점에서 정책대응 체계를 갖추고 구조적·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단순하게 풀려고 하면 엉킨다. 섬세하고 치밀하게 정교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STEPI) 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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