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있는데 산책교체' 은돔벨레, 프로 맞나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2022. 1.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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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탕귀 은돔벨레.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탕귀 은돔벨레(25·토트넘 홋스퍼)가 팀의 역전승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중심에 섰다.

토트넘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어캠비와의 2021~2022 FA컵 3라운드(64강) 홈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33분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밀리던 토트넘은, 후반 해리 윙크스의 동점 프리킥 골과 교체로 들어간 루카스 모우라, 해리 케인의 연속 골로 경기를 가져오며 3부리그 팀에 패하는 수모를 피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경기 결과보다는 은돔벨레가 보여준 프로답지 못한 모습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은돔벨레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다. 3부리그 팀을 상대하는만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은돔벨레 뿐만 아니라 브리안 힐, 델레 알리 등이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주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줘야하는 과제가 있는 은돔벨레였다. 하지만 그의 경기력은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슈팅은 3개 있었지만 모두 골대를 외면했고, 키패스는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두 번이나 볼 소유권을 뺏기는 장면까지 나왔다.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매긴 그의 평점은 6.12점으로 팀내 뒤에서 3번째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결국 팀이 0-1로 밀리고 있던 후반 24분 콘테 감독은 은돔벨레와 힐, 알리의 교체를 결정했다. 주전 멤버인 올리버 스킵, 모우라, 케인을 투입해 경기를 뒤집겠다는 결단이었다.

ⓒAFPBBNews = News1

문제의 장면은 여기서 나왔다. 은돔벨레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지시를 받았음에도 경기장을 천천히 걸어나온 것. 1분1초가 아까운 토트넘의 상황이었기에 그라운드 안팎 모두가 그의 행동에 물음표를 던졌다. 케인이 빨리 나오라고 손짓까지 했지만 은돔벨레는 그것을 무시한 채 끝까지 ‘산책 교체’를 보여줬다. 토트넘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은돔벨레는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바로 나가버렸다.

경기가 끝난 후, 콘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나도 선수였고 누군가 내 활약에 불만을 품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이 우리의 삶이고 반복되는 일"이라며 은돔벨레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피했다. 이어 "다음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팬들은 우리가 잘하면 기뻐하고 잘못하면 행복해하지 않는다. 이것이 축구"라며 "경기 후 은돔벨레와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 ⓒAFPBBNews = News1

은돔벨레가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토트넘 생활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꾸준히 팀을 떠나고 싶어했다.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벌써 3번째나 이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돔벨레는 2018~2019시즌에 올림피크 리옹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당시 무려 5500만파운드(약 896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 구단 최고 이적료를 갱신한 선수다. 그가 받는 주급은 20만파운드(약 3억2600만원)로 팀 내 케인과 손흥민을 이어 3번째로 많다. 하지만 그가 토트넘에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옹에서 보여주던 날카로운 공격 전개 능력은 모두 사라졌고,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며 팀의 흐름을 끊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도 리그 9경기(6선발) 포함 총 14경기서 2골 1도움에 그치고 있다.

토트넘 구단도 은돔벨레를 처분하고자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정도 몸값과 높은 주급을 수용하면서 데려갈 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가 아니기 때문. 심지어 은돔벨레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지만 관심을 드러내는 팀은 하나도 없는 상태.

이번 '산책 교체'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은돔벨레다. 가장 비싼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은돔벨레를 향해 토트넘과 콘테 감독은 더 늦지 않게 이번 이적시장에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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