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로고 명품 이면에.. 욕망으로 무너진 가문 있었다

김인구 기자 2022. 1.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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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트 쿠튀르의 세계적 패션 명품 구찌(GUCCI)가 영화로 부활한다.

구찌를 비롯해 샤넬, 베르사체 등 이름이 곧 명품이 된 이들은 어떻게 무거운 이름의 무게를 견뎌야 했을까.

패션계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구찌는 19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방 상점으로 출발했다.

구찌 명품 백을 사면서 이런 기막힌 사연을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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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패밀리의 악녀 파트리치아를 연기한 레이디 가가는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래미어워즈뿐 아니라 아카데미도 노려볼 만하다.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 한 장면.

■ ‘하우스 오브 구찌’ 12일 개봉

구찌家 다른 형제들 몰아내고

가업 차지한 마우리치오 부부

끝없는 욕망의 결말은 ‘비극’

‘악녀’ 아내 역할 레이디가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보여줘

파리 오트 쿠튀르의 세계적 패션 명품 구찌(GUCCI)가 영화로 부활한다. 그러나 런웨이나 쇼윈도처럼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구한 운명을 토해낸다. 그들에겐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구찌를 비롯해 샤넬, 베르사체 등 이름이 곧 명품이 된 이들은 어떻게 무거운 이름의 무게를 견뎌야 했을까.

12일 개봉하는 ‘하우스 오브 구찌’는 구찌 패밀리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다. 패션계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구찌는 192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방 상점으로 출발했다. 구찌오가 구찌가(家)의 창업자다. 1881년 태어나 호텔의 벨보이로 일하다 고향인 피렌체에 돌아와 자기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이후 그의 아들인 알도와 로돌포가 반반씩 맡아 가업을 이었고, 손자인 파올로와 마우리치오의 시대로 계속됐다.

영화는 이 중 구찌가의 마지막 소유주였던 마우리치오와 그의 부인 파트리치아 레지아니의 기구한 삶을 다루고 있다. 마우리치오는 원래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변호사 공부를 해서 독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파트리치아와 결혼하면서 인생의 항로가 바뀌었다. 트럭 사업을 하는 집안의 딸인 파트리치아는 야심 찬 여자였다. 남편이 평범하게 사는 걸 원치 않았다. 어떻게든 가업을 잇도록 했다. 파트리치아는 우유부단한 남편을 대신해 구찌 패밀리의 다른 형제들을 몰아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알도와 파올로의 지분을 차지했고, 마우리치오를 유일한 최대주주로 만들었다. 하지만 욕망의 결실은 거기까지였다. 마우리치오가 승승장구하면서 부부 사이는 멀어졌고, 방만한 경영으로 1993년 구찌는 결국 투자회사인 인베스트코프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마우리치오는 1995년 피격됐다. 3대 74년에 걸친 구찌 왕조는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졌다.

구찌 명품 백을 사면서 이런 기막힌 사연을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GG’ 로고는 패션 마니아에게는 숭배의 대상이나 다름없다. 그 안에 이런 비극이 숨어 있는지는 상상할 수도 없다.

가수 겸 배우 레이디 가가는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숙녀에서 욕망으로 일그러진 악녀로 변해가는 파트리치아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작은 체구지만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표정과 제스처, 토스카나 지방의 억양이 섞인 영어 등이 매우 사실적이다. 노래 연기가 대부분이었던 ‘스타 이즈 본’에서 확실하게 한발 더 나아갔다.

애덤 드라이버는 서서히 부와 명예에 눈뜨게 되는 마우리치오를 과하지 않게 보여준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빌런 카일로 렌, ‘라스트 듀얼’의 중세 기사, ‘아네트’의 스탠드업 코미디언까지 쉼 없이 변신하는 모습이 지극히 인상적이다. 무능한 파올로 역의 재러드 레토의 연기 변신 또한 파격적이다. 그는 대머리 분장까지 하며 캐릭터를 철저하게 소화했다.

모든 건 85세의 명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손에서 나왔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을 내놨던 스콧 감독은 이번엔 누구나 익숙한 이름이지만 미처 잘 몰랐던 구찌가의 인생에 묵묵히 카메라를 비춘다.

구찌의 현재 브랜드 가치는 무려 600억 달러(약 72조 원)라고 한다. 1995년 상장법인이 된 후 미국 디자이너 톰 포드 등을 영입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구찌 패밀리는 이제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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