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아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키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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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5살이 되면 어린이집에 이어 유치원을 다닐 수 있다.
그러나 훈육이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질문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5~7살 아이라면 정서적으로 상대의 역할과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역지사지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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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5살이 되면 어린이집에 이어 유치원을 다닐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 두 번째로 겪는 공동체 생활인 것이다. 이 시기에는 존중, 배려, 협동, 양보, 나눔, 질서와 같은 사회적 정서와 태도를 배워 나간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사회적 교류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하거나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부모는 '너 그러다 왕따 당해'와 같은 모진 말로 '버럭' 화만 낼 때가 있다. 그러나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아이의 말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컨대, '너의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거야'라고 표현한다.
공공장소를 대입해보면, 아이가 카페에서 큰 소리를 내면서 장난을 쳤을 때 '이렇게 큰 소리를 내면서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제대로 할 수 없겠지. 그래서 잘못된 거야'라고 해준다. 물놀이장에서 물장난을 심하게 칠 때도 '물장난하지 말라고 그랬지'라고 화를 내기보다는 '이렇게 물장난을 심하게 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어'라고 말해준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하게 해본다. 공감이란, 타인이 느끼는 감정에 해당하는 정서적 요소뿐 아니라 타인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상상하려고 시도하는 인지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령 지하철을 타기 전 '지하철에는 책을 보는 사람이 있고, 자는 사람도 있어.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큰 소리를 내면 그 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있어야 돼'라고 미리 조심해야 할 사항을 말해 준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아이가 놀이터에서 친구를 밀치면서 자기 마음대로 놀려고 할 때 잠시 행동을 멈추고 서로 역할을 바꿔 상대의 처지나 입장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그 사람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을 통해 상대의 기분이 어떤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훈육이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질문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실제 생활뿐 아니라 TV, 책, 영화 등과 같은 간접 경험을 할 때 이러한 질문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깊게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타인의 생각이나 기분을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가 친구를 배려하거나 양보를 했을 때는 '네가 양보를 해주니까 친구가 고맙다고 생각할 거야'라는 말로 피드백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아이는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판단하는 분별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감정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취학 전 아이의 경우 사회적 정서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으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 인지적 뇌는 7세 이후에도 꾸준히 발달하지만, 정서적 뇌는 7세 이전에 먼저 성숙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5~7살 아이라면 정서적으로 상대의 역할과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역지사지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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