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역전'으로 칸 단편영화제 석권한 권양헌 감독 "한국적 이야기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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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이야기,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전세역전'으로 칸 단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선정된 권양헌 감독은 한국의 독특한 부동산 제도인 '전세'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권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전세역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세 제도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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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이야기,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전세역전’으로 칸 단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선정된 권양헌 감독은 한국의 독특한 부동산 제도인 ‘전세’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권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전세역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세 제도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이혼을 앞둔 부부가 함께 살던 전셋집을 나가려 하지만 보증금이 없는 깡통 전세였고, 다음 세입자를 구해야 보증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 이에 빨리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예비 신혼부부 앞에서 행복한 부부인 척 연기까지 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전세역전’이라는 제목이 전세 제도 외에 ‘판도가 뒤바뀐다’는 중의적인 의미로 읽히는 이유다. 이를 통해 현시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주거공간인 아파트에 대해 깊이 있게 통찰한다.
권 감독은 문화일보와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대학생들조차 아파트 청약을 무섭게 할 만큼 부동산에 대한 열풍이 부는 현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있는 부동산 제도들, 그중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보다는 그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신혼부부들의 힘겨운 이야기를 한다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세역전’의 러닝타임은 40분. 단 3일 안에 모든 촬영을 마쳐야 했다. 권 감독은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에 있는 실제 신혼부부의 아파트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한국적 상황을 그린 영화가 외국 영화제에서 수상을 받게 된 건 또 하나의 쾌거다.
권 감독은 “비록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지만, 모든 청년·부부들이 삶의 터전인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영화 속 전세 제도는 사건을 만들어 내는 도구일 뿐, 그 속에서 남녀가 가진 다른 생각과 오해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심사위원의 마음을 얻은 것 같다”면서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이 집의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집주인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전반전, 그리고 예비 세입자 커플과 전셋집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후반전 속 웃음과 슬픔을 함께 마주하는 ‘웃픈’ 현실이 잘 전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 등 지극히 한국적 상황을 통해 사회적 부조리를 짚은 작품들이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역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이처럼 한국적 이야기가 통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한국적 이야기가 통하는 이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뗀 권 감독은 “영화 속 주인공이 영웅이기보단 나와 같은 사람으로 우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를 통해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기회 상실에 대한 절망감을 잘 포착하였기에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기획·제작·투자한 ‘전세역전’은 올해 국내외 영화제 및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연극으로도 각색돼 관객들과 만난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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