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코로나19 감염 소아청소년 당뇨 위험 최대 2.67배"

이정아 기자 2022. 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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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됐던 어린이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2.67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당뇨병 발생 원인이 될 수 있음이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어린이 역시 그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됐던 어린이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2.67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당뇨병 발생 원인이 될 수 있음이 이미 알려져 있었는데, 어린이 역시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 3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28일까지 미국 내 18세 이하 코로나19 감염자 총 260만여 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미국 의약품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와 의료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헬스베리티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헬스베리티 분석 결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당뇨병에 걸린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감염자의 경우 10만명당 399명, 미감염자는 10만명당 304명이었다. 감염자가 미감염자보다 당뇨병에 1.31배 많이 걸린 것이다. 아이큐비아 분석 결과로는 코로나19 감염자(10만명당 316명)가 미감염자(10만명당 118명)보다 2.67배나 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일(현지시간) CDC가 낸 주간 보고서에서 공개됐다.

당뇨병은 체내 혈당을 정상 수치(공복시 100mg/dL 미만)로 유지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제1형) 만들어져도 세포에 잘 작용하지 못하는(제2형) 병이다. CDC 연구팀은 당뇨병 유형을 구분해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어린이들에게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모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인슐린 분비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제1형 당뇨병은 한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제2형 당뇨병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CDC는 4~5개월 추적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후 생긴 제2형 당뇨병이 치료가 어려운 만성 질환인지, 또는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후유증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샤론 세이다 CDC 연구원은 "단 0.3배 증가하는 것이라도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셈"이라며 "나이가 어릴수록 백신 접종이 어렵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의 분석 결과 지금까지 어린이 코로나19 감염과 당뇨병 발생 위험의 인과관계가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연구에 참여한 대다수 어린이들이 당뇨병 합병증인 케톤산증을 앓은 뒤에야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다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있는 어린이라면 갈증 증가와 잦은 배뇨, 체중 감소, 피로 등 당뇨병 징후나 증상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인슐린이 부족한 상태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어나 입 마름이나 다뇨, 저혈압,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주로 실내에 앉아서 생활하는 일이 많아지고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이 많아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도 지적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성인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져 있었다. 미국 코넬데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췌장 내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 세포를 감염시켜, 인슐린 생산 효율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9월 '2021 유럽당뇨병연구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췌장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감염시 붙는 ACE2 수용체가 다른 장기보다 많이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췌장 기능이 떨어질 위험은 훨씬 커진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제1형과 제2형 당뇨병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CDC 연구팀은 소아의 경우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췌장 세포를 공격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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