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첫 여성 사회대학장 권숙인 교수 "지적 교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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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첫 여성 학장이 나왔다는 게 확실히 좀 늦은 것이지만, 다수가 남성인 사회대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열린 사고를 해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소위 '메이저 단과대'로 불리는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 공대, 경영대에서는 그간 여성 교수가 학장 후보로 출마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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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이제야 첫 여성 학장이 나왔다는 게 확실히 좀 늦은 것이지만, 다수가 남성인 사회대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열린 사고를 해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달 6일 서울대 사회대에서 만난 권숙인 사회대 신임 학장(인류학과 교수)은 차분한 목소리로 선출 당시를 회상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학장 선거에서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주변 연구실에 있던 여성 교수들이 권 교수의 방으로 달려와 환호하는 통에 주변이 한참 시끌벅적했다고 한다.
1975년 사회대 출범 이후 여성 사회대 학장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위 '메이저 단과대'로 불리는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 공대, 경영대에서는 그간 여성 교수가 학장 후보로 출마한 적도 없다.
지난해 10월 기준 사회대 교수 142명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1%로, 학교 전체 평균(18.4%)보단 높지만 2030년 목표치인 25%에는 한참 못 미친다.
권 학장은 "최근 여성 인재 풀이 빠르게 확대됐고, 교수 채용 절차 또한 학문적인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방향으로 투명해졌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25% 정도는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간 사회대를 이끌 권 학장이 꼽은 키워드는 '소통'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간 소통도 급격히 줄어든 상태인데다, 최근 신규 임용된 교수는 서로 얼굴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권 학장은 "요즘 융합 연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융합이 어렵다"며 "간단한 점심 모임부터 해외 학사협의회나 학술 투어, 집담회 등을 통해 지적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영역에서 젊은 교수들, 앞으로 15년이나 혹은 그 이상 사회대에 계실 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연구와 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만들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학과의 교수들이 함께 진행하는 팀 티칭 수업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관련 수업도 시도할 계획이다.
권 학장이 맡은 큰 과제 중 하나는 사회대 재건축이다. 사회대는 서울대 정문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학교의 얼굴'이지만, 심미성을 갖추지 못한 외관과 날림 건축으로 악평이 자자했다.
올해 하반기 건축 설계안이 확정되면 내년 경제혁신센터 신축을 시작으로 4∼5년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실시된다.
권 학장은 "경제혁신센터 내부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대 동문인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이 50억원을 기부했다"며 "지금은 사회대 인프라가 학내에서 가장 열악하지만, 5년 뒤면 남부럽지 않게 될 것"이라고 자신을 보였다.
2020년 완공된 우석경제관에도 학생 공간이 대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우석경제관의 건축과 학생 교육 프로그램 지원금으로 10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권 학장은 "빠르면 3월부터 사회대 학생 중 30명 정도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1년간 고전을 탐구하는 '고전 명강의 시리즈'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학생 콘퍼런스나 개발도상국 주요 대학의 학생들을 초대해 학술 교류를 하려는 계획도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학장은 "이제 은퇴까지 5년 반가량 남았다"며 "대학의 본질인 탁월한 연구와 훌륭한 교육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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