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노후 준비..디폴트 옵션이 그래서 뭐라고?

이은정 2022. 1. 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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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옵션, 오는 6월 시행 예상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 제고 대안
디폴트 투자 대표상품 TDF 성장↑
운용사 TDF 순자산, 작년 45%↑
각 사 수익률 차별화·마케팅 분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올해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된다. 가입자가 별도 운용방법을 정하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 미리 정해둔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로, 연금 가입자들은 수익률에 대한 걱정을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특히 디폴트 옵션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중 타깃데이트펀드(TDF)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자산배분과 생애주기별 운용을 통해 일상과 본업이 바빠 은퇴자금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투자자 등을 위한 ‘연금과 은퇴에 최적화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이다. 자산운용사들도 시장 선점을 위한 대응에 내부 조직을 다듬고, 상품 전략 차별화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디폴트 옵션, 6월 시행 예상…“퇴직연금 장기 수익률 제고”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9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퇴직연금(DC·IRP)에 대한 디폴트 옵션이 도입된다고 밝혔다. 시행 시점은 법률안 공포일로부터 6개월 경과 후로, 오는 6월로 잠정 예상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가입자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그간 제도 취지와 달리 가입자의 관심·시간 부족 등에 따라 운용 지시가 없거나 소극적으로 이뤄져 왔던 만큼, 장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포털에 따르면 2021년 9월 말 기준 퇴직연금(DB·DC·IRP) 적립액은 262조3000억원으로 2018년 말 이후 38.05% 증가했다. 확정급여형(DB)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67%, DC형도 2.18%에 그쳤다. 실적배당상품 수익률은 큰 폭 올랐음에도 저금리 영향에 1%대 수익률에 머문 원리금 보장상품을 80% 수준으로 편입한 영향이다.

디폴트 옵션은 투자성과의 개인차를 줄일 수 있다. 운용 지시 없이 4주가 경과하면 디폴트 옵션 운용을 통지 받고, 이후 2주가 경과하면 적용된다. 가입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다가 디폴트 옵션 전환을 원하면 적용 가능하다.

디폴트 옵션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TDF, 장기수익을 추구하는 혼합형·자산배분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인프라펀드(뉴딜펀드), 원리금 보장상품 등이다. 이 중에서도 TDF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TDF는 연금자산 투자 핵심인 글로벌 분산투자와 생애주기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 요인이 기본 운용전략에 반영돼 있다.

선진국에선 디폴트 옵션이 활성화돼 있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이 시행 중이다. 미국에선 TDF가 2000년 초반 출시됐고 2006년 디폴트 옵션 도입 후 약 2000조원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ICI에 따르면 미국 TDF 투자자 중 연금 관련 투자자는 80%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처음 소개됐다. 2018년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퇴직연금자금으로 운영 시 100% 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분류돼 사실상 디폴트 옵션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단 평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TDF 성장 가속화…운용사 수익률 차별화·마케팅 ‘분주’

디폴트 옵션을 통해 퇴직연금의 운용성과에 대한 평가가 활발해짐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의 수익률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상품제공자인 자산운용사도 성장 여력이 높은 TD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엔 TDF 특성과 운용 성과를 알렸다면, 올해엔 수익률를 위한 상품 차별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KG제로인이 5일 집계한 지난해 말 국내 운용사들의 TDF 대표펀드수는 114개, 순자산은 총 10조6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020년 12월31일 기준) 7조3691억원 대비 45% 증가한 수준이다. TDF 순자산 점유율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3조5116억원), 2위는 삼성자산운용(1조6867억원)이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9862억원), KB자산운용(7755억원), 신한자산운용(5678억원) 등 순이다. BNK자산운용과 대신자산운용 등도 후발주자로 들어섰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TDF 순자산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상위 5개 운용사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 미국도 상위 5개 운용사 비중이 80%를 넘어선다”며 “TDF 시장 성장과정에서 운용사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두인 미래에셋운용은 디폴트 옵션 도입에 맞춰 운용·마케팅, 디지털콘텐츠 전담 인력을 추가로 확충했다. TDF 설정부터 자체 설계한 글라이드패스를 사용, 독자 운용하고 있다. 손수진 미래에셋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 마케팅본부장 상무는 “한국의 빠른 조기은퇴, 국민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 은퇴이후 재취업이 어려운 경직화된 고용시장 등을 고려한 생애주기 자산배분을 유연하게 운용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처럼 연금자산 장기투자에 적합한 부동산·인프라자산 등을 TDF 포트폴리오에 편입가능하도록 운용구조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ETF 시장 선구자로 불리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그는 TDF에도 주력해왔다. 올해 TDF 관리 조직 확대개편, 연금 기획 인력 확충에도 나선다. 오원석 한국투신운용 연금마케팅1부장은 “국내 TDF 자체 운용 전환 움직임도 있지만 당사는 20년 장기 성과를 낸 글로벌 티로프라이스(운용자산 1조6700억달러)의 운용 역량을 강점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연금디지털솔루션본부를 신설하고, 주식·채권 부문에 몸담아 온 강정구 글로벌 운용본부장, 나중혁 투자전략센터장을 신규 영입했다. 류두형 신한운용 연금컨설팅팀 수석부장은 “국내·지역별 자산 비중, 환전략, 전술적자산배분전략에 차별화를 두고 있으며, 해외주식 환오픈전략 상품과 환헤지 상품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가들에 분산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개인솔루션본부를 신설해 디지털플랫폼, 마케팅, 운용 서비스를 수직 계열화했다. 변재일 한화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은 “해외 주식투자에 대해선 원달러 환율과 주식시장의 보완 관계에 따라 언헤지 투자를, 해외 채권은 환헤지 투자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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