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그리고 2022년 봄에 다시 돌아올 이영준 [안준철의 휴먼터치]
“재활은 잘 되고 있습니다.”
전화기 넘어 전해오는 키움 히어로즈 좌완투수 이영준(31)의 목소리는 밝았다. 지난해 4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및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에 한창일 그가 궁금했다.
해는 바뀌어 2022년이 됐다. 영하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월 5일 사무실의 시계는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 이영준에게 전화가 왔다. 원래 잡힌 전화 약속은 오후 10시쯤이었다.
수술을 후 지난해 10월부터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TP)을 소화 중인 이영준이다. 이영준이 설명한 하루는 빡빡하다. 오전 9시 히어로즈 재활군이 있는 고양구장으로 출근해 캐치볼과 보강훈련, 코어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사설 센터로 가서 회전 운동을 한다. 그리고 다시 피트니트센터로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이영준이 전화한 시간은 회전 운동을 마치고, 피트니트 센터로 이동을 하는 도중이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치면 오후 10시 정도 됩니다.”
하루 중 12시간은 오롯이 운동만 하는 이영준이다. 고척스카이돔이 위치한 서울 구로구가 집이지만, 고양에 가까운 김포에 따로 집을 얻었다.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영준의 복귀 시계는 올해 5월로 맞춰져 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투수들이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건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도 이겨내야 한다. 더구나 이영준은 이번 수술이 두 번째다. 대학(단국대) 시절 팔꿈치에 칼을 댔다.
그러나 이영준은 긍정적이었다. “세 번 하신 선배들도 계신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번 쉬어간다는 느낌이다. 1군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진 않았지만, 몸을 다시 단단히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 생활이다. 대학 시절 팔꿈치 수술 후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57순위로 kt위즈의 창단 멤버로 입단했지만, 1년 만에 방출됐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히어로즈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히어로즈에서는 구속 상승으로 주목을 받았고, 2019시즌 29경기 33⅓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7로 최고의 한 해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해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였다. 비록 키움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영준은 일약 키움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2020시즌에는 셋업맨으로 승격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40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3패 25홀드를 기록했다. 다만 팔꿈치 상태가 안좋아지고, 구속이 떨어지면서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치솟았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이영준이다. 다행히 재활과정은 순조롭다. “일단 캐치볼 과정은 끝났습니다. 다음주부터는 하프피칭에 들어갑니다. 공 스피드는 나쁘지 않고, 아프지는 않습니다.” 힘찬 목소리는 차분해졌다. 이어 “사실 5월 복귀도 여유롭게 잡은 것이다. 근육통 정도는 있는데, 아파서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진 않았다. 물론 그런 상황도 생각하면서 운동하고 있고, 복귀 시점도 잡은 것이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는 덕분이다”라고 공을 돌렸다.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수술이기에 재활과정이 익숙할 수 있다. 물론 이영준은 익숙함보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하고 있었다. 그는 “(첫 번째 수술이) 대학 시절이라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일정을 빡빡하게 짠 것도 있기는 하다. (트레이너에게) 많이 물어보기도 한다. 물어보면서 과거 재활 과정이 떠오를 때도 있다. 재밌게 하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2019년 가을의 강렬함은 키움팬들에게 각인돼 있다. “제가 보여드린 게 별로 없습니다.” 이영준은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팬들의 응원과 기대는 이영준에게 큰 힘이 된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듭니다. 사실 팀에 민폐만 끼치지 않고 싶습니다.” 솔직한 속내가 담긴, 그리고 웃음이 섞인 답이었다.
물론 팀 성적에 대한 욕심은 강한 이영준이다. “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삼아야 하죠. 빠지는 선수들이 많다고 하지만, 우리 팀은 충분히 잘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올해도 150km 강속구를 던질 겁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또 던져야죠.” 그렇게 이영준은 2022년을 바라보고 있다. 늘 그랬듯 ‘긍정의 힘’으로 시련을 극복해냈던 것처럼 말이다. “제가 잘하면 우승할 수 있습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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