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인종 장벽 무너뜨린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 별세

이태훈 기자 2022. 1.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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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배우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차별의 시대 '흑인 영웅'으로 각광
2002년 3월 아카데미 공로상을 수상한 시드니 포이티어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할리우드의 인종 장벽을 무너뜨리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첫 흑인 배우였던 시드니 포이티어(94)가 7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카리브해 바하마의 필립 데이비스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바하마인이 슬퍼하며 위대한 삶을 기리고 있다”고 애도했다. 1927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포이티어는 영연방 바하마에서 성장, 15세 때 미국으로 갔다.

식당에서 접시닦이로 일하던 그는 1940년 뉴욕 할렘의 아메리칸 니그로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 당시 흑인에겐 드물었던 진지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1958년 ‘흑과 백’으로 흑인 배우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가 됐고, 1964년 영화 ‘들백합’으로 오스카를 거머쥐며 역사를 썼다. 흑인 민권운동이 거세던 시기, 그는 인종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역할을 맡으며 흑인 배우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간 개척자였다. 백인 여성과 사랑에 빠진 의사(초대받지 않은 손님), 인종차별이 극심한 미남부에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밤의 열기 속으로), 영국 빈민촌 학교에 부임한 흑인 교사(언제나 마음은 태양)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흑인 영웅’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위엄과 품위의 본보기였다”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내겐 가장 위대한 나무였다”고 추모했다. 배우 덴절 워싱턴은 “그는 우리(흑인 배우)에겐 오래 닫혀있던 문을 열어주신 분”이라고, 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별에 가닿는 법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분”이라고 애도했다.

2002년 미 아카데미 평생 공로상, 2009년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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