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오미크론에 방심한 미국
'검사 없는 격리 해제' 조치 큰 원인
우리도 거리두기 연장 두고 진통
장밋빛 예측 美 '타산지석' 삼야야
지난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로 이어지는 길목마다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확진자 폭증에 개학을 앞둔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교육청 지침까지 내려지면서 코로나19 검사 행렬이 워싱턴과 버지니아주 곳곳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검사 키트마저 동나 대다수가 검사를 받지 못한 채 핸들을 되돌려야 했다. 드라이브 스루가 아닌 일반 검사소는 당일 검사 자체가 불가능했다. 짧게는 일주일, 보통은 열흘을 기다려야 했다. 약국마다 자가 검사 키트가 다 팔렸다는 안내문이 나붙었고, 감기약과 해열제 판매대는 텅 비었다. 민간병원은 전화진료 예약이 가득 차 진료는 물론이고 약도 처방받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난 데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심과 조급증이 한몫했다. ‘검사 없는 격리 해제’ 조치가 대표적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절반인 5일로 단축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시기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5일간 격리한 뒤 6일째 되는 날 증상이 없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도 괜찮다는 권고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장 전문가들과 의료계에서 격리를 끝내려면 검사를 거쳐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공중보건국장을 지낸 제롬 애덤스는 트위터에 “CDC의 지침을 따르지 말라”고 썼다.
무검사 격리해제 조치는 산업계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미 언론들의 대체적 평가다. 실제 조치가 나온 것도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로 미국에서 비행기 수천편이 결항됐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던 즈음이다. CDC 조치 후 항공업계 로비단체는 “항공 노동력은 항공여행과 화물 공급망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환영 성명을, 전미소매업협회(NRF)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쌍수를 들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일일 확진자 100만명 기록을 받아든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 발생 직후 “패닉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말로 오미크론을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미 방역당국 역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와 비교해 증상이 경미하고, 백신을 접종한 경우 중증이나 입원 없이 가벼운 증상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장밋빛 예측은 한 달 만에 빗나갔다. 방심과 조급증에 또다시 ‘역대 최대’ 확진자 기록을 써가는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두고 진통을 겪는 한국에서도 미국의 새해 풍경을 눈여겨볼 만하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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