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공필칼럼] '버블경제' 선제적 관리 필요하다

2022. 1. 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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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 전세계적 자산 버블
금리 인상·유동성 축소 불가피
크립토 시장 위험 관리도 필요
핵심경쟁력 글로벌 협업해가야

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달러가 실질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핵심이지만 이를 공급하는 미국은 자체적으로 직면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간과하기 어렵다. 양적 완화, 제로금리 시대의 후유증, 그리고 글로벌 공급 체인의 재편 과정에서 자국 우선의 금리 인상과 달러 유동성의 동시 축소라는 선택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당연히 달러 의존도가 높은 경제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위험 노출이 늘어난 반면 대응 여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저금리의 장기화로 각종 버블이 만연해 있고 금융의 위험 요인 선별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었다. 그 결과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이 만연한 상황에서 달러 유동성과 금리 충격이 동시 진행될 경우 신용 위험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범세계적으로 만연한 자산 버블의 붕괴 과정에서 자금 경색과 편중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 역내 차원의 자본시장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서 정책 구사의 여력이 제한적이고 각자도생은 불가피하다.
최공필 온더 디지털 금융연구소장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부채 부담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의 고공행진은 예상된 결과이다. 인플레이션이 없다면 디플레이션이 가세한 장기 침체의 축소 균형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범주에 상관없이 버블의 힘을 빌린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지불상환능력이 잣대로 자리 잡게 된다.

더욱이 자산 보유가 취약한 일반 서민 가계의 경우 생활고 가중이 가세하면서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이다. 엄연히 그동안의 저금리는 레버리지의 활용과 버블 자산의 상승이라는 카드를 자산 보유 계층에 허락한 반면 서민 계층에게는 엄청난 생활고 부담만을 전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위기 수습의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 주도의 레버리지 부담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통해 서민 가계로 전가시킨 셈이다. 최소한 두 가지 측면의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외부 충격이 본격화될 경우 엄청난 파장을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이 시급하다. 적어도 예상되는 금리 인상과 달러 유동성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선제적인 건전성 강화 조치를 그림자 금융의 영역부터 강화해야 한다. 일단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는 차후의 문제로 보인다. 외환보유고도 있고 중앙은행 간 스와프 라인도 재점검하면 역내 경제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작 문제는 그동안의 과잉 유동성에 익숙해져 있는 버블경제이다. 금리 충격이 우선 직격탄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도 초기 신뢰 확보 차원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스템 차원의 위험 증가에 관계없이 이전투구하고 있는 크립토 세상의 분주한 움직임은 미래를 위한 준비로만 보기 어렵다. 규제 체계하에서 관리되지 못하는 대부분의 그림자 금융에서 머니게임은 현재진행중이다. 위험인식 자체가 간과되고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미 기존 금융권과의 연결고리가 강화된 지 오래이다. 제도권에서 규제 근거가 없다고 안이한 태도를 보일 경우 경제 전반의 안정성은 예상치 않은 곳으로부터 위협받기 쉽다. 흔히들 연결된 위험을 정부의 범부처 위원회 구성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진행형 연결 위험을 관리하려면 비제도권을 제도권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수적이다. 중앙화된 기구의 판단과 조치만으로 미흡하다. 시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공유될 수 있는 개방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둘째, 거대 경제들의 패권 경쟁은 글로벌 공급체인의 재편을 통해 경제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들의 엄청난 시장지배력 때문에 자체적인 산업 기반과 핵심 경쟁력이 거대 플랫폼으로 빨려 들어가기 쉬운 여건이다. 당장 전 세계적인 구조적 문제를 우리가 나서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연결된 힘을 확보하려면 주변국가들과의 공동대응이나 협업 차원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즉, 우리의 핵심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다각도의 협업전략을 범세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분야의 국제적 규약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현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준비되지 않은 단기지대 추구의 투기적 요소들을 우리 스스로 배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 핵심의 두 가지 축은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버블관리 대책과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이다.

최공필 온더 디지털 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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