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조 단위' 계약..원전수출 본격 기지개
[앵커]
그동안 침체해 있던 원자력 발전 사업이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원전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고 동유럽 진출도 노리고 있는데, 녹색분류체계 선정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강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집트 엘바다 원전 사업에 우리나라는 부속건물 건설의 단독협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전체 35조 원 규모 중 5~10%를 담당하기 때문에 2~3조 수준의 계약이 예상됩니다.
23조 규모의 UAE 바라카 원전 이후 무려 13년 만의 조 단위 실적입니다.
그동안은 많아야 87억 원 정도의 소규모였습니다.
탈원전 정책으로 위축됐던 국내 업계는 반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공을 맡게 될 대기업 외에도 기자재 공급에 참여하는 중소협력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터빈과 옥외 건물 시공에 참여하고 냉각기와 펌프, 물 관련 설비도 국내 기업에서 구매가 진행됩니다.
[강재호 / 원전 협력업체 대표 : 기술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으며 풍부한 기술력을 갖춘 기술 인력들도 다시 되돌아와서…. 국내 원전 산업의 생태계가 더욱 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되어….]
러시아가 전체 사업을 주도한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다만 올해 입찰이 진행되는 체코와 폴란드 원전을 따내는 게 원래 목표였던 만큼 이번 이집트 건은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준 거로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정재훈 /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체코가 대기 상태에 있고 다른 큰 프로젝트, 주기기를 포함한 프로젝트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한수원은 그동안 공을 들여온 수출 전략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볼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녹색분류체계에서 원전을 제외한 게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정용훈 /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 : 명분상 문제가 생기는 것이 우리는 녹색으로 보지 않는데 너희 나라에서 녹색으로 분류돼 있으니 지원을 해달라는 게 안 될 거 같고, 국내에서도 자금 조달을 할 때 근거가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에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달 중순쯤 유럽연합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확정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조현수 /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 :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상황에 따라서 바뀔 수도 있다…. 원전을 둘러싼 국내 여론도 파악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국제적 상황을 고려하되 결국,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겁니다.
이번 대선의 여야 주요 후보들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과는 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원전 수출에 점차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거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YTN 이강진 (jin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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