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보다 길고 높다..'그랜드' 붙일 만하네

최기성 2022. 1. 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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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밴 뺨치는 크기·공간 자랑
프리미엄 대형 SUV의 끝판왕
강인하고 우아한 디자인 계승
넉넉한 트렁크·3열 차박에 딱
경쟁차종 비해 정숙성 아쉽고
3열 승차감 여전히 부족한 편
"미니밴만 가족 생각하느냐."

국내에서 다자녀 가정이나 대가족은 미니밴을 선호했다. 선호했다기보다는 선택권이 제한됐다.

패밀리카로 많이 선택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4명 이상 타면 불편하다. 4~5명이 쓸 여행용 캐리어나 캠핑용품을 충분히 실을 수도 없다.

'공간 부자' 미니밴은 패밀리카로서는 2% 부족한 중형 SUV를 제치고 '패밀리카' 시장을 주도했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기아 카니발, 수입차 시장에서는 혼다 오딧세이와 도요타 시에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세단을 제치고 자동차 시장 대세로 떠오른 SUV는 미니밴 영역까지 노렸다. 미니밴과 5인용 SUV 틈새를 6~8인승 대형 SUV가 공략했다. 대형 SUV 주도권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쌍용차 G4 렉스턴, 포드 익스플로러가 가져갔다.

지프도 국내 대형 SUV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SUV 브랜드 중 가족에 처음 주목한 곳은 사실 지프다.

지프는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용 지프차에서 출발한 '4륜구동 오프로더 원조'다. 전쟁이 끝난 이듬해에는 실용성과 승차감을 향상한 SUV로 진화했다. 'SUV 원조'로 평가받는 지프 스테이션 왜건이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정신을 계승해 4륜구동 오프로더와 SUV를 창조한 지프는 SUV 시장이 성장하고 경쟁 차종도 많아지자 특기인 '신시장 개척 정신'을 다시 발휘했다.1962년 지프 왜고니어, 1984년 지프 체로키 등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SUV는 인기를 이끌었다. 1992년에는 고급스러운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그랜드 체로키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SUV' 장르를 개척했다. 그랜드 체로키는 7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성공을 거둬들였다.

지프는 SUV 다양화와 대형화 추세에 따라 그랜드 체로키를 다시 한 번 진화시켰다. 11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그랜드 체로키를 내놓으면서 브랜드 최초로 3열을 갖춘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출시했다. 지프가 선보인 '패밀리카 끝판왕'이다.

6~7인승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은 미니밴 뺨치는 크기와 공간을 갖췄다. 전장×전폭×전고는 5220×1975×1795㎜다. 팰리세이드(4980×1975×1750㎜)보다 크고 카니발(5155×1995×1775㎜)보다 길고 높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그랜드 체로키 L이 3090㎜로 카니발과 같다. 팰리세이드(2900㎜)보다는 길다. 미니밴을 품은 SUV다.

디자인은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를 계승했다. 앞모습은 사선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것 같은 '상어 코(샤크 노즈)'에서 영감을 받았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 슬롯 그릴 디자인은 양옆으로 넓어졌다.

측면에서는 오프로드에 특화한 지프 고유의 사다리꼴 휠 아치가 야성미를 뽐낸다.

실내는 원목 느낌의 우드 장식을 더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10.25인치 디지털 게이지 클러스터 컬러 디스플레이와 10.1인치 맵인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미래지향적이다.

2열은 미니밴에서 영감을 받았다. 6인승 서밋 리저브 트림 2열에는 편안하면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버킷시트를 적용했다. 3열에도 평균 체형의 성인 남성 2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경쟁 차종보다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 트렁크 용량은 490~2390ℓ다. 3열을 접으면 차박(차에서 숙박)하기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 성인 2명이 편안히 누울 수 있다.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만큼 안전과 편의성에도 공들였다. 110개 이상의 주행 안전·편의 사양을 적용했다.

차선 감지와 사각지대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2~3열 탑승자 확인용 모니터링 카메라,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를 채택했다.

시승차는 서밋 리저브 모델이다. 3.6ℓ V6 24V VVT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286마력, 최대토크는 35.1㎏·m, 연비는 7.7㎞/ℓ다. 팰리세이드 3.8 4WD는 각각 295마력, 36.2㎏·m, 8.9㎞/ℓ다.

내비게이션은 T맵을 사용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선으로 연동된다. 수입차의 고질병인 내비게이션 불편을 없앴다.

스티어링휠(핸들)은 덩칫값을 한다. 크고 묵직하다. 기어 변속은 다이얼 방식이다. 드라이브 모드는 록(ROCK), 샌드·머드, 스노, 오토, 스포츠 등 5가지로 구성됐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V6 자연흡기 엔진이 '그르릉' 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알린다. 오토 모드에서는 매끄럽게 달린다. 변속도 깔끔한 편이다. 정숙성은 아쉽다. 시끄럽지는 않지만 요즘 출시된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조용하지 않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묵직했던 스티어링휠이 더 무거워진다. 페달은 발놀림에 더 밀착해 작동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음과 속도감이 일치하는 질주 성능을 발휘한다.

차체 안정성은 만족스럽다. 곡선 구간에서도 차체가 길지만 불안하지 않다. 고속에서도 차체 측면을 강타하는 바람에 잘 맞선다. 다만 3열 승차감은 좋지 않다.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는 탑승자 몸이 튀어 올랐다가 떨어진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은 대형 SUV와 미니밴을 놓고 고민하는 패밀리카 구매자를 공략한다. 가격(부가가치세 포함)은 오버랜드가 7980만원, 서밋 리저브가 8980만원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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