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해저케이블 연결로 해양주권 지키자 [우리의 미래, 바다에 있다]

최복경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 전문위원 2022. 1. 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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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독도는 넓은 동해에 외롭게 떠 있는 섬이다. 울릉도에서 87.4㎞, 동해안 울진 죽변으로부터는 216.8㎞ 떨어져 있다. 망망대해에서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로서 꿋꿋이 세월을 견디고 있다. 한국 국민이라면 독도에 대한 사랑은 그 무엇보다도 애틋하고 확고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독도를 위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왔는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예로 통신 문제를 들 수 있다. 동해안에서 울릉도까지는 해저광통신케이블이 연결돼 있으나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는 그 어떤 해저케이블도 설치돼 있지 않다. 한마디로 독도는 고립무원의 섬인 것이다. 일본은 1998년 독도 앞바다 26㎞까지 접근하는 해저광케이블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한국 영해의 범위는 독도로부터 22㎞까지이므로 일본 해저광케이블이 우리 영해 가까이 접근한 것이다. 유사시 언제든지 연장해 독도와 일본 육지를 유선망으로 연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한국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해저통신망은 부산과 거제 및 태안을 기점으로 인터넷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광통신케이블로 구성돼 있다. 주로 중국, 일본, 동남아와 연결돼 있으며, 전 세계 인터넷 데이터 송수신의 90%를 이런 해저케이블이 담당하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유선통신뿐 아니라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 또 각종 해양관측센서도 연결할 수 있어 해양·해저 환경 연구의 인프라로 활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는 수심 2000m가 넘는 깊은 바다인데, 둘 사이를 이런 여러 기능이 융합된 ‘해저복합센서케이블’로 연결하면 독도에 전기를 공급하고 유선전화 같은 통신도 연결할 수 있다. 또 해저면의 수온, 염분, 해류 등을 관측하고, 특히 수중음향센서로 바닷속 생물이 내는 소리나 잠수함 및 해상 선박의 소음 등을 감지할 수 있다. 해저 지진 또한 탐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한국은 해저광통신케이블을 자체 생산해 공급하고 있으며, 해양관측센서를 연동하는 체계도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실제로 2014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해양센서케이블 설치 시험을 시행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하루빨리 해저복합센서케이블로 연결해 독도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보안 통신을 실현하고, 울릉분지의 해양과학적인 연구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또 이런 케이블 연결은 향후 독도 영유권에 대한 국제적인 우위를 점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복경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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