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루 확진자 8천명 돌파 '코로나 비상'..일주일 전보다 16배 '급증'
[경향신문]
미군 주둔 오키나와 지역
나흘 연속 최다치 경신
검역 절차 안 지켜 방역 허점
미 당국에 대응 강화 촉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폭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이어지며 확진자 수가 8000명을 돌파했다. 일본 정부는 주요 확산지에 방역 비상조치를 시작하고 미 당국에도 대응 강화를 요청했다.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9일(현지시간)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07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 8일에도 84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와 지난 9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8000명선을 돌파한 바 있다. 1주일 전(534명)과 비교하면 16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치다.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90명이 됐다. 사망자도 1명 늘었다.
이번 확진자 급증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에선 지난 7일 오미크론 신규 감염자가 435명 확인돼 하루 최다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034명으로 처음 2000명을 돌파했다. 이 중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사례가 916명이다.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확산이 이어진 점도 특징이다. 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현은 153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나흘 연속 최다치를 경신했다. 기지에서 새로 나온 확진자 수는 전날 기준 302명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앞서 지난 5일 기준으로 일본 내 9개 기지 관계자들의 전체 감염 사례만 1001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군의 방역 허점을 지적하는 일본 내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새로 일본에 배치되는 미군들이 출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생략하는가 하면, 미·일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일본 정부가 정한 검역 절차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비판이 일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9일 NHK 방송토론에서 미 당국에 대응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의) 불필요한 외출은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 거의 합의 단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과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 부진도 문제로 지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보건당국 자료를 인용해 오키나와현의 백신 2회차 접종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인 63.8%로 나타났으며, 특히 젊은층 접종률이 부진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오키나와현 측은 젊은층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재확산이 심각한 오키나와현과 야마구치현, 히로시마현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이날부터 방역 비상조치를 시행하도록 했다. 이들 지자체에선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일본의 확진자 추세는 지난 1년간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도쿄 올림픽이 열린 지난해 8월 중순까지는 급속도로 확산돼 하루 2만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그 뒤에는 급감 추세를 보여 12월 중순 2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등 외신들은 일본을 ‘미스터리한’ 방역 성공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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