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당근과 채찍',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막을까

김유진 기자 2022. 1. 9. 2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방 대 러시아 릴레이 회담 앞두고 ‘군사활동 상호 제한’ 고려
침공 땐 금융·무역 등 경제 제재…미·러 간 협상, 사태 ‘분수령’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서방 대 러시아의 릴레이 회담이 10일(현지시간) 미·러 안보회의를 시작으로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특히 두 강대국 간 협상은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커지는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강도 높은 제재라는 ‘채찍’과 상호 군사활동 제한이라는 ‘당근’을 통해 러시아를 압박·설득할 계획이지만, 러시아는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연쇄 협상의 첫 테이프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미·러 안보회의가 끊는다. 이어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러도 참여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상임이사회가 열린다.

이 중에서도 향후 우크라이나 관련 정세를 좌우할 열쇠는 단연 미·러 안보회의다. 미국은 러시아에 외교적 해결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고, 러시아는 서방이 안보 보장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우크라이나 해법에 관한 접점을 마련하느냐가 이어지는 다자 무대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유럽 지역의 미사일 배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서로의 영토에 근접한 전략폭격기, 지상 훈련 등 훈련 범위와 규모에 대한 상호 제한 가능성을 모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담판에 앞서 ‘군사활동의 상호 제한’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당근과 채찍”(AP통신), 즉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러시아의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해 ‘상호 긴장 완화’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집결시킨 대규모 병력의 즉각 철수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 등 나토 동진 금지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나토 확장 중단, 러시아 인접국에 대한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금지 등을 법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해온 러시아가 미국의 제안에 화답할지는 불투명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9일 “미국과 나토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무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에도 우리는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나토에 배치된 미군의 규모나 대비 태세를 조정하는 문제는 러시아와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동맹, 우방국들과 함께 금융·기술·군사 분야 전방위적 제재를 발동하겠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 관료들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 금융거래 차단, 방산과 소비재 산업에 필요한 미국 기술 수출 금지, 러시아군 점령 시 게릴라전을 벌일 우크라이나 무장세력 양성 등의 방안을 최근 며칠간 동맹국들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는 쿠바, 이란, 북한, 시리아와 함께 가장 엄격한 수출통제 국가 그룹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외교를 통한 긴장 완화’로 봉합될지 아니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 본격화’로 치닫게 될지와 관련해 “일주일 정도면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