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이, 시작이 되길"..에이티즈, 퍼포먼스돌의 180분 (콘서트)
[Dispatch=정태윤기자] "가장 큰 행복이자 기쁨, 언제나 빛나게 해줄게" (에이티니)
콘서트의 마지막, '에이티니'(팬덤명)가 몰래 준비한 이벤트를 선사했다. 일제히 응원 슬로건을 들어올린 것. 멤버들은 문구를 확인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에이티즈가 약 2년 만에 팬들을 직접 만났다. 혼신의 힘을 다해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펼쳤다. 3시간 동안 총 23곡을 달리며 그간의 갈증을 해소했다.
약 2,000명의 팬들이 모였다. 방역 수칙상 떼창도 함성도 불가능한 상황. 팬들은 응원봉, 캐스터네츠, 슬로건 등으로 에이티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에이티즈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2022 월드투어 더 펠로우십 : 비기닝 오브 디 엔드'(THE FELLOWSHIP : Beginning of the End) 서울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 "월드투어, 끝의 시작이 되길"
에이티즈는 '원더랜드 : 심포니 넘버9. 프롬 더 원더랜드'로 힘찬 포문을 열었다. 파도 치는 LED를 배경으로 칼군무를 선보였다. 특히 종호가 4단 고음으로 공연장을 압도했다.
반가운 첫 인사를 건넸다. 홍중은 “이번 콘서트 제목은 ‘비기닝 오브 디 엔드’다. 저희 상황과 잘 어울리는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이 길었던 기다림의 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은 “가자”고 크게 기합을 넣었다. 이어 에이티즈는 대표곡 퍼레이드를 펼쳤다. 데뷔 곡 ‘해적왕’을 비롯해 ‘세이 마이 네임’, ‘웨이브’, ‘데자부’, ‘멋’ 등을 선보였다.
여덟 멤버 모두 지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부를 향해 갈수록 열정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로키’와 ‘멋’(흥 버전) 공연에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로키'에서는 주먹을 쥐고 복서처럼 잽을 날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멋'(흥 버전)에선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인트로에 사용해 색다른 멋을 더했다.
◆ "에이티즈 is 퍼포먼스돌"
서울 콘서트에서 돋보인 건, 다채로운 퍼포먼스였다. 에이티즈는 몸이 부서질 듯 격렬한 댄스로 시선을 강탈했다. 반대로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안무도 보여줬다.
민기는 “에이티즈의 강점은 무대 위 에너지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이렇게 잘 노는구나 느끼실 수 있도록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테이크 미 홈'. 지난해 온라인 콘서트에선 춤을 추지 않았다. 자동차 구조물을 타고 노래하는 형식으로 공연했다.
이번에는 거울을 이용한 공연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교차하는 거울들 사이로 방황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거울에 비친 듯 데칼코마니를 이루는 페어 안무도 볼 수 있었다.
일본 발매 곡들은 한국어로 번안해 열창했다. '베터'와 '스틸 히어'가 바로 그것. 특히 ‘스틸 히어’에선 프리 댄스를 추며 팬들과 자유롭게 호흡했다.
◆ "에이티즈에게 승선하라"
사실 에이티즈가 월드투어를 계획한 건, 2년 전이었다. 지난 2020년 2월, 세계 12개 도시를 방문하려 했다. 그러나 팬데믹의 시작으로 일정 전체를 미뤄야만 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이 누구보다 소중했다. 종호는 "목이 쉴 때까지 노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했다"며 "에이티니와 소통하는 게 무엇인지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곡은 팬송인 '스타1117'이었다. 곡명은 팬클럽 창단 기념일인 11월 17일을 의미한다. 에이티즈는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섰다. "언제나 그댈(팬들) 빛나게 해주겠다"고 노래했다.
팬들은 이벤트로 화답했다. '가장 큰 행복이자 기쁨, 언제나 빛나게 해줄게'라는 슬로건을 들었다. 홍중은 "여러분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다"며 눈물을 보였다.
앵콜 곡으로는 '야간비행'을 선택했다. 멤버들은 원형 대열로 서서,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끝은 곧,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며 서울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한편 에이티즈는 서울 공연을 마치고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시카고, 애틀랜타, 뉴어크, 달라스, LA, 암스테르담, 런던, 베를린, 바르샤바, 마드리드에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에이티즈가 에이티니에게 전한 소감이다.
“2년 동안 공연을 못 하면서 데뷔 초 때 느꼈던 불안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런데 3일 동안 무대를 하면서 우리가 했던 게 맞았구나, 확신을 느꼈습니다. 빠른 시일 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홍중)
“3일이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어머니가 콘서트장에 오셨는데, 부모님께 처음 인정받은 기분입니다. 다 여러분 덕분이에요. 저희 투어 잘 다녀올 테니까 잘 지내고 계세요.” (여상)
“에이티니가 서프라이즈를 준비해주셔서 너무 놀랐어요. 마지막 날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여러분과 앞으로도 행복하게 함께하겠습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윤호)
“제가 무대와 카메라 공포증이 있었어요. 그걸 이기게 해준 게 멤버들입니다. 형제들이 없었으면 아이돌의 꿈을 포기했을 거예요. 평범한 저를 무대에서 사랑받게 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우영)
“저는 긴 방황 끝에 에이티즈 멤버가 됐습니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게 꿈 같아요. 낯간지러운 말을 잘 못 하는 성격인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종호)
“이번에 쉬면서 저를 돌아봤습니다. 나는 정말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잠시 멈췄다 돌아오는 과정에서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크게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민기)
“저는 원래 정말 눈물을 안 흘립니다. 곁에 든든한 동료들과 에이티니가 있어 못 참겠네요. 더 좋은 무대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저희가 예쁘게 길을 닦아 놓을 테니, 평생 저희와 같이 가주세요.” (산)
"지난 힘들었던 시간이 기억 안 날 정도로 기쁩니다. 에이티니와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는 게 행복해요. 항상 여러분에게 혼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성화)
<사진제공=KQ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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