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장 지으려다..기업 15곳 줄폐업 위기

오종우 2022. 1. 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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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경남의 기업 10여 곳이 함안에 산업단지를 만들려다 되레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수백억 원대 사업 자금을 빌리면서 연대 보증에다 수수료, 연좌제 보증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인데요,

어찌 된 일인지, 오종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시 부품을 생산하던 공장이 텅 비어 있습니다.

함안군 칠북면 화천 일반산업단지에 새 공장을 마련하려다 연대보증에 대출이 막혀 지난해 8월 폐업한 겁니다.

[채종만/폐업 기업 대표 : "신용(연대)보증을 풀어줘야 어디 가서 차입도 좀 하고 그래야 공장을 돌릴 수 있는데 그걸 안 해 주니까 억울합니다. 똘똘 묶어 놔 놓고 너네는 집에 가서 망해라 (이거죠.)"]

20년 넘게 운영된 이 공작기계 부품 기업도 지난해 7월 문을 닫고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습니다.

[배형철/폐업 기업 대표 : "직원들이 다 20년씩 다 된 직원이에요. 제가 처음부터 데리고 있던 직원들인데 그냥 뭐 다 나가버리고. 지금 퇴직금도 일부는 지급을 못 했어요."]

경남지역 15개 기업이 내 공장 마련을 위해 추진한 사업은 화천일반산업단지, 29만 제곱미터 규모에 사업비 759억 원을 들여 내년에 완공 예정입니다.

이들 기업이 빌린 돈은 330억 원, 하지만 대출 과정에서 분양금액에까지 연대보증을 하도록 계약해 전체 연대보증금액은 천2백억 원으로 대출금액의 3배가 넘습니다.

또 분양을 포기한 기업이 나오면 나머지 기업들이 그 책임을 떠안도록 금융연좌제까지 적용됐습니다.

[조용인/(주)화천일반산업단지 대표 : "전부 다 부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상반기 중에 아마 과다한 연대보증으로 존속할 수 있는 회사는 1~2개 업체가 존속할까 말까 하는."]

이에 대해 관련 금융기관들은 적법하게 절차를 밟아 처리했다는 입장입니다.

이들 기업은 과도한 연대 보증 계약은 무효라며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냈지만, 결과는 일러야 올해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음성변조 : "앞에 들어온 것이 한 5백 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면 1년 정도가 소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내 공장을 마련하려던 기업들이 줄폐업 위기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이하우

오종우 기자 (helpbe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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