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송신도시에 집 빼앗겼던 '양산 고리도롱뇽' 새집 생겼다

권기정 기자 2022. 1. 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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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남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생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고리도롱뇽. 국립생태원 제공

신도시 개발로 서식처를 잃을 뻔한 한국 고유종 고리도롱뇽 대체 서식처가 경남 양산시에 마련됐다.

사송고리도롱뇽 대책위원회는 8일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리 사송공공주택지구 1공구 옆 습지대에서 ‘사송 고리도롱뇽 대체 서식처 가꾸기’ 행사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삽으로 고리도롱뇽 서식처가 될 웅덩이를 넓히고 안전하게 알을 낳을 수 있도록 나뭇가지, 낙엽 등을 모아 웅덩이에 넣고 주변을 청소했다.

영남 남동부권에 분포하는 고리도롱뇽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양서류로 한국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금정산 동북부에 위치하는 내송·외송·사송리 일원 약 276만㎡에 3만7000여명을 수용하는 사송신도시를 조성하면서 2020년 4월 폐사한 고리도룡뇽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공사로 고리도룡뇽 수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환경단체는 추정하고 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회의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2020년부터 고리도롱뇽 구조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LH는 대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4~7월 대책위가 직접 나서 서식처를 잃은 사송지구에서 고리도롱뇽 7000여마리를 구조하기도 했다.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낙동강유역청은 지난해 LH에 긴급구조활동, 정밀 분포(DNA), 대체 서식처 조성 기본안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LH는 최근 사송지구 1공구에 6곳, 2공구에 25곳의 대체 서식지를 조성했다.

대체 서식지는 금정산 계곡과 이어진 곳이다. 사계절 내내 물이 솟는 웅덩이다. 대규모 택지로 개발되는 사송지구 일대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자연 습지대다. 대책위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절토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고리도롱뇽 서식처로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불과 보름 뒤에는 고리도롱뇽이 산란을 시작한다”며 “우리 시민이 가꾼 이곳이 안전한 산란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송신도시는 인구 3만7000여명을 목표로 하는 소형신도시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과 연결돼 부산생활권이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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