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갔다 왔어? 아니, 한강공원에!
[경향신문]
서울시, 2월부터 11개 한강공원서 조각품 순환전시
‘한강 흥 프로젝트’ 확대해 3년간 4155점
미술관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공간이다. 어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지, 무슨 작품이 전시돼 있는지부터 막막한데 마음먹고 미술관에 발을 들여놓아도 관람 전부터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당하기 일쑤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면 아무리 훌륭한 미술품을 감상할 기회가 있어도 미술관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
서울시가 한강공원을 국내 조각가들의 다양한 예술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미술관으로 조성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산책을 하거나 휴식을 즐기면서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민간 비영리 법인인 케이스컬쳐 조직위원회와 함께 올해부터 2024년까지 서울 시내 전체 11개 한강공원에서 조각품 순환 전시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전시는 2월 중 시작한다. 2개 공원씩 두 달 단위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공원별로 한 번에 35점씩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동일한 작품을 옮겨가며 전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원별·시기별로 매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3년간 전시될 작품 수는 총 4155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영국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와 연계한 특별전도 열린다. 프리즈 아트페어는 세계 3대 아트페어로 하나로 꼽히는 현대미술 박람회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리는 코엑스와 가까운 한강공원에 대규모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9월 한 달간 조각품 1000여점을 전시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서울시 목표다. 순환 전시 기간을 2024년까지로 계획한 것도 프리즈 아트페어 기간에 맞춘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트페어를 찾는 국내외 미술계 인사와 미술품 컬렉터뿐 아니라 일반시민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조각품은 보는 각도와 시각에 따라 감흥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각 조각품의 설치 장소와 각도 등을 고심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환 전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여의도·뚝섬·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조각전 ‘한강 흥 프로젝트’를 확대·개최하는 것이다. 한강 흥 프로젝트는 케이스컬쳐 조직위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조각전으로, 국내 조각가 287명이 참여했다. 이들 3개 한강공원에서는 오는 15일까지 작품 총 300점이 전시된다.
순환 전시는 서울시가 장소 제공과 시설 사용 및 홍보 등을 지원하고, 케이스컬쳐 조직위가 작품 선정과 관리 등 운영 전반을 맡는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이번 전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자연 속 휴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변화에 발맞춰 준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시민의 휴식공간인 한강공원을 일상과 어우러진 문화예술공간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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