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코로나19 2년,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

이동경 2022. 1. 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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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효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세요, 허일후입니다.

◀ 김효엽 ▶

2022년 새해 첫 방송입니다.

<스트레이트>는 올해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오늘은 이동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동경 ▶

네, 안녕하세요.

◀ 허일후 ▶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해 오셨나요?

◀ 이동경 ▶

네, 지난 2년동안 코로나 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얘기를 준비했습니다.

◀ 김효엽 ▶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게 2년 전 이맘때죠.

지금도 이 소식을 전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이동경 ▶

네, 그렇습니다.

지난 2년동안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꾸준히 악화됐는데요,

먼저 코로나 2년을 거치면서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① 무너진 상권‥남은 건 빚더미]

하루 유동인구 18만 명의 서울 대표 상권.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땅.

과거 서울 명동을 설명하던 표현들입니다.

그랬던 명동 상권은 코로나19로 초토화됐습니다

연말연시, 거리엔 사람이 드뭅니다.

건물마다 온통 빈 점포들 뿐입니다.

수십 년 영업해 온 터줏대감 노포들까지 장사를 접었습니다.

명동에서 13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봉환 씨.

처음 코로나19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과거 감염병 사태 정도 아니겠나 했습니다.

[김봉환/음식점 사장] "메르스라든지 이때도 심하긴 했지만 한 두세 달, 맥시멈(최대로) 한 6개월 정도까지는 가서 또 회복이 됐기 때문에 긴 기간 동안 이렇게 피해가 계속되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끝 모르게 이어졌고 지난해엔 매출이 코로나 이전의 10분의1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김봉환/음식점 사장] "작년(2020년) 초에서부터 심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한 평소 매출의 2분의 1 정도로 줄더니 점차적으로 쭉, 쭉, 쭉, 쭉 줄어서 나중에는 평소 (매출의) 40%, 30%. 급기야는 금년(2021년) 7월, 8월, 그때는 95%가 줄었다고 볼 수 있죠."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훨씬 커졌습니다.

한 달 임대료 930만 원.

직원 두 명의 인건비 300만 원.

재료비와 각종 공과금 300만 원.

매달 적자만 천 만 원씩 나고 있습니다.

[김봉환/음식점 사장] "임대료 이런 것들이 부담이 내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돼버렸어요. 그러니까 애들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참‥ '그래서는 안 되지' 하면서도 극단적인 생각도 한 2번 했어요."

김 씨는 코로나 직전 매장 리모델링을 하려고 2억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은행권 대출은 더이상 안 됩니다.

결국 정부 지원 대출 상품으로 1억 8천 만원을 빌려 영업 적자를 메웠습니다.

그럼에도 적자는 계속 불어났고 최근엔 망설임 끝에 제2금융권을 찾아가 7천만 원을 더 빌렸습니다.

[김봉환/음식점 사장] "카드론 빌려서, 카드론은 1천만 원 받으면 한 달에만 170, 180만 원 원리금(상환) 나오잖아요. 거기에다가 인건비랑 다 있지만 그러니까 그거 메꿔 나가는 거예요. 버티는 거지. 가게가 좋아질 때까지만 바라고, 이게 뭐 삶인지, 이게 뭐 지옥인지 분간을 못 하겠습니다 지금."

매출 감소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주변 상인들은 하나둘 명동을 떴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4분기 4.3%였던 명동의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47.2%까지 치솟았습니다.

[② 일년 절반 휴업]

서울 송파구에서 동전노래방을 운영 중인 김영준·강미정씨 부부.

2년 전인 2020년 3월, 친지에게 2억 원을 빌려 동전노래방을 열었습니다.

당시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던 시기.

하지만 되돌릴 순 없었습니다.

[강미정 (가명)/동전노래방 사장] "그때 (코로나19가) 터지고 막 그랬는데 저희로서는 이미 다 계약이 되어 있었고, 인테리어가 다 들어가서 창업이 된 시기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신장개업 일주일 만에 구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당분간 영업을 중단해 달라고 했습니다.

준비했던 개업 행사도 하지 못한 채 2주 동안 문을 닫았습니다.

[강미정 (가명)/동전노래방 사장] "오픈 준비로도 영화 티켓도 준비하고 이것저것 다 사놨었는데 하나도 못 드리고, 그 돈도 다 저희가 다 날렸고요."

다시 가게 문을 연 지, 한 달만인 2020년 5월.

이태원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습니다.

감염 진원지로 클럽과 노래방이 지목됐습니다.

5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장장 50일 동안 영업이 금지됐습니다.

재개장 한 달 뒤인 2020년 8월, 이번엔 종교시설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노래방과 클럽, 단란주점, PC방 등이 집합금지 대상으로 묶어 영업이 중단됐습니다.

또 54일 동안 가게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2020년 12월,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천 명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김 씨는 노래방을 2021년 1월 17일까지 41일 동안 다시 닫아야 했습니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김 씨는 160일, 무려 한 해의 절반 가까이 영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강미정 (가명)/동전노래방 사장] "1년 내내, 작년(2020년)은 집합금지 당해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무 생각도 없고, 그냥 우울증에 마음이 그냥 여기 오면은 기쁘지도 않고, 손님을 봐도 기쁘지도 않고 '괜찮을까?' 그리고 또 맨날 뉴스를 볼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떤 얘기가 나올까 또 우리가 어떤 일을 당해야 할까' 그런 생각들 때문에 하루라도 마음 편히 지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한 달 매출이 200만 원도 안 되는 달이 태반.

그런데 고정비는 월 500만 원씩 나갑니다.

[강미정(가명)/동전노래방 사장] "저희가 여기가 지금 월세만 해도 지금 350이 들어가거든요. 매달 350이 나가고 그리고 저희가 여기 관리비만 해도 월 70만 원 돈이 나가요."

[김영준/노래방 사장] "저희 저작권료라고 방당 얼마씩 받아 가요. 그게 못 해도 한 30만 원, 50만 원 그 정도 돼요. 30, 50 정도."

결국 김 씨 부부는 부모님 집까지 담보로 넣고, 돈을 또 빌렸습니다.

[강미정 (가명)/동전노래방 사장] "저희 부모님 담보 대출받은 거, 한 1억 5천 정도 받았어요." (그렇게 빌려놓은 돈이 지금 얼마 남았어요?) "지금 뭐 계속 까이고 까여서‥ 지금 한 뭐 한 4천?"

[④ 빨래방 사장이 된 여행사 사장님]

17년째 중소 여행사를 운영 중인 강순영 씨.

사무실 중앙의 접이식 문을 열어젖히자,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가 나타납니다.

코로나19로 여행사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사무실 공간 일부를 터서 빨래방을 차렸습니다.

[강순영/여행사 대표] "명절 딱 끝나자마자 첫 전화가 취소 전화였어요. 2월 한 달 내내 저희가 (직원)전원이 취소에 대한 업무를 봤어요. 이제 하나의 직업이 더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4월에 이제 오픈을 하게 됐어요."

여행사 매출은 사실상 '0원'이 된 지 오랩니다.

지난 해 말에는 13년 동안 함께 일한 직원까지 내보냈습니다.

줄일 수 있는 돈은 다 줄여도 한 달 400만 원 고정비용은 꿈쩍도 않습니다.

빨래방으로 번 돈 300만 원으로 한 달 임대료만 겨우 메우고 있습니다.

[강순영/여행사 대표] "(빨래방) 총매출로는 한 300에서 400(만 원)정도. 근데 저희 여기 임대료가 부가세 포함해서 275만 원이니까 딱 그거밖에는 안 되는 상황이, 계속 마이너스인 거죠."

코로나 2년, 이미 대출만 2억 원입니다.

[강순영/여행사 대표] "작년 2월에 (정부에서) 자영업자들 지원을, 대출해 주신 게 있어요. 그게 5천만 원. 그리고 올해 또 비슷한 거로 5천만 원을 또 받았어요. 이제 그거 가지고는 사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마이너스가 너무 큰 상황이어서 지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집이 조금 오른 상황이어서 그걸로 해서 대출을 또 1억을 받았죠." (벌써 대출만?) "2억인 거죠."

[⑤ 간절히 기다린 위드코로나 하지만‥]

지난해 11월 1일.

자영업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코로나'가 시작됐습니다.

전국민 백신 접종률이 75%에 이르며 방역체제 전환을 위한 핵심 조건이 갖춰지자, 우리 정부가 과감히 결단을 내렸던 겁니다.

무엇보다 2년 간 이어진 고강도 거리두기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있었습니다.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식당 등 생업시설의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고, 모임 인원도 최대 1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자영업자들 얼굴엔 오랜 만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조순희/음식점 사장] "(위드코로나 직후) 사람이 확 느는 걸 느낄 수가 있었어요. 오랫동안 보기 힘들었던, 막 두 테이블 이상 단체로 와서 앉아 있는 그런 모습들이 참 반갑기도 하고 활력이 돋는 것 같아요."

그러나 위드코로나 시행 40여일 만에 확진자 숫자가 하루 8천명 가까이 치솟았고 일일 사망자도 100명에 육박했습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의료시스템 마비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는 결국 45일 만에 위드코로나 정책을 조기 중단해야 했습니다.

기대에 부풀었던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은 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봉환/음식점 사장] "10명, 7명 (예약이) 다 취소됐죠. (지인들이) 예약했다가, 어려우니까 도와주려고 왔다가."

정부의 위드코로나가 실패한 건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돌파 감염이 속출한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21.12.16)] "고령층 감염과 중증 환자가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며 의료체계가 한계에 달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금 방역을 강화하지 않으면 고령층을 중심으로 다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⑥ 언론은 책임 없나]

그러나 위드코로나의 조기 중단에는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위드코로나 중단 방침을 밝힌 지난해 12월 16일.

언론은 일제히 방역당국 비판에 나섰습니다.

"방역도 일상도 모두 잃었다"(조선 12.16), "또 골든타임 놓쳤다"(중앙 12.16), "거리두기 U턴 뒷북"(한국 12.16).

정부의 위드코로나 정책이 실패했음을 탓하는 기사들이 지면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불과 4-5개월 전, 위드코로나의 장밋빛 미래를 그린 것 또한 언론이었습니다.

"유럽은 위드코로나가 대세"(조선), "접종완료 81%, 싱가포르식 위드코로나"(중앙), "위드코로나 영국·이스라엘 확진자 늘었어도 사망자 급감" (한겨레).

진보·보수 매체 할 것 없이 해외 위드코로나 사례를 긍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위드코로나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던 정부도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위드코로나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얼마못가 확진자가 4천 명을 넘기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기 시작하자 언론의 논조가 돌변했습니다.

그동안 자신들의 쓴 기사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이, 정부가 준비없이 위드코로나를 실시했다고 비판하고 나선 겁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331273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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