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재노믹스'로 박스권 돌파 노린다
[경향신문]
11일 ‘거시경제’ 세부 로드맵 발표…이슈 선점효과 극대화
주말 ‘매타버스’ 재개하며 소상공인·비정규직 공약 등 제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제적 공격 전략이 ‘거시경제’로 향하고 있다. 이 후보는 11일 구체적인 거시경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후보 측은 그간 선거대책위원회 쇄신과 생활밀착형 공약, 2030 집중공략 등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한발 앞선 전략으로 정책 경쟁에서 앞서나간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는 9일 서울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재개하며 소상공인 지원, 비정규직 공정수당 도입 등을 공약했다. 민생을 책임지고 경제를 선도하는 대통령 이미지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굳히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3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인 ‘생활용품 수명 연장 공약’을 발표했다. 텀블러의 고무 패킹이나 전자기기 부품 등 소모품의 보유·판매 기간을 늘리면서 소비자 권리도 보장하고 탄소 배출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 이후인 지난해 11월11일부터 생활밀착형 공약을 40회 넘게 발표했다.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를 앞서는 현상이 정책 선점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유튜브 방송 출연이나 SNS를 통해 꾸준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가 최근 20대에서 윤 후보보다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청년들의 관심사를 선제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이르면 11일 집권 뒤 거시경제 지표 목표치를 제시하는 거시경제 공약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라고 이름 붙인 경제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경제 이슈를 선점해 지지율 박스권을 돌파한 뒤 골든크로스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소확행 공약이나 경기도·성남시 공약 성공 사례로 ‘효능감’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국가 경제 비전을 선도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부 또는 기획재정부 관료들의 책상머리 때문에 진척이 잘 안된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촉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민간에 확대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 일정으로 서울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청년·배달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민생 행보에 집중했다.
서울 종로구 한 소극장에서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며 “80%니 이런 소리 하지 말고, 국가 공동체를 위한 제한 때문에 피해를 입었기에 모든 손실을 다 보상해야 한다”고 기재부를 질타했다.
이 후보는 이후 ‘BMW(버스·지하철·걷기) 유세’ 일환으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부터 2호선 홍대입구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홍대 인근 한 카페에서 청년 배달·알바 노동자와 간담회를 갖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적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후보는 또 SNS를 통해 비정규직 공정수당과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비정규직 공정수당 도입 효과와 관련해 “공공부문부터 시행하고 민간까지 확장되도록 인센티브를 지원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력도 완화하고, 고용 안정성도 제고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도 완화하고, 기업의 고용 유연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 주택에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고, 분양원가 공개를 확대하는 부동산 정책도 내놨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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