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쇼크에 흔들리는 장세.. 2022년 'IPO 장사' 잘될까

남정훈 2022. 1. 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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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행보·한은 금리인상 변수
국내 증시 화들짝.. 연초 효과 실종
대어급 기업 IPO 줄줄이 이어져
LG엔솔 11~12일 수요예측 돌입
시장 부진 털고 성공신화 기대감
일각 "증시 대기자금 블랙홀 우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뉴시스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시사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달 말 상장을 비롯해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IPO를 예고하고 있다. 흔들리는 장세 속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IPO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들어 지난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지난해 연말 마지막 거래일 대비 1.13%, 코스닥은 4.11%나 빠졌다. 그나마 7일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각각 1.18%(34.36포인트), 1.52%(14.86포인트) 상승한 데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긴축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기존 1.00%에서 1.25%로 오를 경우 국내 증시는 더욱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연초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대어급 기업의 IPO로 쏠린다.
관심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이다. 11~12일 국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신청,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는 물론 역대 IPO 시장의 기록을 싹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산출한 공모 예정 금액은 12조700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0조원에 달한다. 상장하자마자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 내 진입이 예상된다. 공동주관사 7곳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적정 시총을 112조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등은 100조원으로 산정했다. 100조원을 넘어서면 SK하이닉스도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IPO 공모 때 청약증거금이 58조3000억원이 몰린 것을 고려하면 최근 대출 규제 영향을 반영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증거금은 3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 각종 펀드 자금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증시 대기자금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해 다른 IPO기업은 소외되고, 기존 종목들의 대량 매도세까지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이달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7곳이 더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일정과 겹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자동차용품업체 오토앤이 지난 5∼6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쳤고, 11∼12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서울옥션에 이어 미술품 경매업계 2위인 케이옥션도 지난 6∼7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쳤고, 12∼1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동물용 의약품 회사인 애드바이오텍도 6∼7일 기관 수요예측 이후 13∼14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있고,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이지트로닉스는 20∼21일, 아셈스와 나래나노텍은 24∼25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올해는 연중 내내 대형주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25∼26일 기관 수요예측, 내달 3∼4일 일반 청약을 거쳐 2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이후 현대오일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SG닷컴, 컬리, 원스토어, CJ올리브영, 쏘카 등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대형주들도 IPO에 나선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대형 IPO 딜의 부활로 작년 말 부진했던 IPO 시장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 등 이슈가 예정된 만큼 단순 기대심리보다 기업 가치평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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