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외관에 숨겨진 '오프로드' 본성..험지·눈길도 거침없다

김인엽 기자 2022. 1. 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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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승]지프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
4륜 구동에 차동 잠금장치 탑재
진흙 구덩이도 유연하게 탈출
높은 차체에 시야 확보도 유리
2열 접으면 성인 男 차박 가능
낮은 연비에 심한 풍절음은 흠
[서울경제]
지프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사진제공=지프코리아
지프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사진제공=지프코리아

지프 레니게이드는 주말을 모험으로 바꾸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다. ‘변절자’라는 이름처럼 기존 지프의 정체성과 달리 작고 귀여운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외관을 갖고 있지만, 80년 오프로더의 전통은 어디 가지 않았다. 4륜 기반의 탁월한 험지 주파 능력, 오프로드를 위해 설계된 실내 인테리어, 높은 차체를 바탕으로 한 개방감 등 오프로더의 성격을 온전히 지닌 레니게이드는 강과 산으로 떠나는 휴일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차다.

레니게이드는 ‘오프로더’가 사라진 국내 소형·준중형 SUV 시장에 흔치 않은 정통 오프로더다. 기아 스포티지는 애초에 ‘도심형 SUV’라는 장르를 내 걸고 등장했다. 쌍용 코란도 역시 과거 ‘국산 오프로드의 자존심’으로 불렸으나 최근 차명을 ‘뷰티풀’로 내거는 등 이전의 거친 매력을 잃어버렸다. 도요타 라브4, 미니 컨트리맨 등도 오프로더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도심형 SUV가 거리에 넘쳐날수록 레니게이드의 매력은 더욱 빛이 난다. 스포티지와 뷰티풀 코란도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험지를 레니게이드는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니게이드는 가솔린 기준으로 2,360cc에 달하는 동급 차량 대비 높은 엔진 배기량을 갖고 있다. 최대출력 175마력에23.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차량을 몰아보니 도심보다는 험지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이 느껴졌다. 재빠르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묵직하게 힘을 냈다. 지나치게 빠른 가속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오프로드에 맞는 세팅이다.

레니게이드는 프리미엄 SUV에 들어가는 첨단 오프로드 기능도 대거 탑재하고 있다. 80주년 기념 에디션은 4바퀴 굴림 모델로, 차동 잠금장치(디퍼런셜 락)를 사용할 수 있어 험지 탈출에 유리하다. 가령, 진흙 구덩이에 빠졌을 때 차동 잠금 장치가 없다면 차동 기어가 작동해 마찰력이 적은 진흙탕 쪽의 바퀴만 헛돌고 단단한 지반에 서 있는 타이어는 회전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차동 잠금 장치를 사용하면 힘이 양쪽으로 고르게 분배돼 땅을 딛고 있는 바퀴가 움직이고, 차를 밖으로 꺼낼 수 있다. 소형 SUV에서는 보기 힘든 옵션이다.

지프 셀렉-터레인 모드를 사용하면 눈, 모래, 진흙 등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조절해 안정적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경사로 밀림 방지 시스템과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 역시 레니게이드가 자랑하는 오프로드 성능이다.

높은 차체에 각진 형태는 레니게이드를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이 외관 역시 오프로드라는 기능을 빼고 말할 수는 없다. 우선 차체가 높아 시야가 탁 트인다. 전면과 운전대 사이 오버행이 짧아 시야를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 사이드미러는 일반 차량과 달리 위아래로 긴 모양으로 바닥 상황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지붕이 모두 열리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자연과 일체가 된 느낌을 선사한다.

박스카 디자인은 레저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을 접었더니 성인 남성이 눕기에 충분한 공간이 나왔다. 무엇보다 차체가 높아 차박 시 앉아서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물론 공기역학을 정면으로 거스른 차체는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레니게이드 차주라면 동급 차량보다 낮은 연비와 심한 풍절음은 감내해야 한다.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에는 짙은 회색의 무광 알루미늄 휠과 사틴 그라나이트 외관 액센트, 차량 내부 곳곳의 80주년 기념 배지 등의 소소한 변화를 찾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바뀌지 않는 일부 전자장비는 다소 아쉽다. 유선 연결은 가능하지만 무선은 지원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오토, 전자식 브레이크지만 자동정차(오토홀드)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레니게이드 80주년 에디션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4,360만원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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