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수습하고 전략 바꾼 윤석열.. 판세 뒤집을까

한기호 2022. 1. 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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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입장 간결한 공약 발표
20대 남성 표심 공략에 집중
지지율 반등 이룰지는 미지수
전문가 "尹·安 단일화 불가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들어서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준석 당 대표와 극적 화해한 뒤 선거조직 운영과 전략을 적극 수정하면서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9일 공개 일정을 비워놓은 윤 후보는 최근 시작한 페이스북 '한줄 공약'의 세번째 주제로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6일 '성범죄 처벌 강화·무고죄 처벌 강화', 7일 '여성가족부 폐지'를 꺼내 들어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윤 후보가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선거대책본부로 쇄신한다고 발표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하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힌 이후 나타난 변화다. 당초 지난해 10월 여가부 폐지 후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대안을 함께 발표했지만, 윤 후보는 8일 여가부 완전 폐지로 과감히 수정하면서 "저 윤석열의 입에서 직접 나오지 않는 이상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윤 후보의 2030세대를 겨냥한 전략에 남성 중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터넷 여론의 호응이 감지되고 있다.

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여성가족부 강화'를 주장하거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페미니즘 성향의 한 뉴미디어 인터뷰에 출연하는 등 반향이 일었다. 당내에선 여론전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자신감'과, '무리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젠더 갈등'이 정치권에서 재부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특히 정책 메시지 전달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던 공약을 간결화해 '메시지 도달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선대본은 윤 후보와 이 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함께 출연하는 59초짜리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으로 △전기차 충전요금 5년간 동결 △지하철 정기권 버스 환승에도 적용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빠르게 전파하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 2일부터 '석열씨의 심쿵약속'이라는 주제로 압축된 공약자료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디지털 공약플랫폼인 '위키윤'도 윤 후보의 실제 모습을 구현한 'AI(인공지능) 윤석열'의 네티즌 질문 답변 기능 등 유권자 친화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대본 관계자는 "당이 공급자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소비자인 유권자 시각으로 접근해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선대위에서 '슬림화'한 선대본부 조직 개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 6개 총괄본부는 수평관계인 선거대책본부·정책본부 2개 본부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존 후보 비서실에서 맡았던 일정·메시지 기능을 선대본으로 옮겼다. 선대본 산하 상황실은 선거 관련 전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도 정권교체동행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체제로 바꿨다.

윤 후보 측이 이처럼 곳곳에서 변화를 피력하고 있지만, 실제 지지율 반등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 반등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며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분열이기 때문이고,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의힘은 분열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배제로 중도층이 추가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 상승 요소보다는 하강압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도 "지금까지 혼란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떠난 사람이 많지 않나"라며 "이런 사람들이 '바뀐 메시지'나 행태를 보고 다시 지지하겠다고 단기간에 돌아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결국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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