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여개국 청소년 한자리에.. '일상회복' 소망 쏘아올린다 [2023년 새만금서 '세계 잼버리' 개최]
국내외 스카우트 대원 5만명 참가 전망
조직위, K팝 콘서트 등 한류확산 기회로
환경훼손 최소화·탄소중립 정책도 홍보
코로나 후 국제 교류활동 재개 신호탄
방역수칙·안전대책 등 사고 예방 만전
◆한 세기의 역사가 쌓인 잼버리
9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잼버리 참가 예정인원은 국내 참가자까지 합쳐 5만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170여개국에서 만 14∼17세 스카우트 대원들이 내년 8월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다.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잼버리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잼버리(jamboree)란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를 뜻하는 북아메리카 인디언 말 ‘시바아리(shivaree)’에서 유래됐다. 1920년 34개국 8000여명의 스카우트가 참가했던 야영대회를 계기로 4년마다 교류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개최 목적은 국가와 민족, 종교, 언어를 초월해 우의를 증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데 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은 ‘지구촌 텐트도시’를 세우게 되는데 실제 도시를 본따 숙소, 시장, 병원 등 도시 필수시설을 짓는다. 여러 텐트를 전시부스처럼 설치하고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 새만금 매립지 남측지역 8.84㎢(267만평) 부지에서 개최된다. 한국스카우트연맹과 여성가족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이 모여 구성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인공암벽 등반과 집라인, 수상레저 등 다채로운 신체활동 외에도 한국적 색깔을 살릴 문화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조직위는 잼버리를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케이팝 콘서트를 여는 등 한류문화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새만금 주변 무주태권도원, 국립민속국악원 등 인근 문화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개방하고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체험활동을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인근 지역의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점도 부각할 방침이다. 새만금은 국내에서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이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조직위는 참가자들이 행사장 내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이용하게 해 국내 탄소중립 정책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국내 탄소중립 정책을 세계에 홍보하는 동시에 각국 청소년들에게 탄소중립 관심을 제고하는 목적도 있다. 이 밖에는 자율주행차 운행도 시범도입해 우리나라 기술도 선보인다.
국내외 5만명가량의 참가자가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공항에는 전용 출입국 심사대를 운영하고 공용물품 면세 등의 통관 편의도 지원한다. 전북도 등은 새만금 주변 지역에 부안노선 버스와 임시열차를 증편하는 등 대중교통 대책도 마련했다. 추가 도로와 배수로는 오는 5월을 목표로 추가 건설 중이며 상하수도 임시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등 부대시설과 야영장 등 직접시설은 내년 5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2023년 평화와 화합의 잼버리로
이번 잼버리는 특히 전 세계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온전한 일상을 되찾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려는 목적도 크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각종 국제 교류활동의 재시작을 알리는 전환점인 셈이다. 조직위는 전 세계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잼버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홍보를 실시하고 시·도교육청 및 학교와 연계해 국내 청소년 참가도 더욱 독려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일상회복을 추구하는 동시에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정부 지침에 따르게 된다. 새만금 잼버리가 한창 더운 여름철에 열리는 점을 고려해 호우나 무더위, 태풍 등 자연재해에도 위기관리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대책기구를 가동할 예정이다.
청소년을 위한 행사인 만큼 청소년 보호를 위한 예방교육은 필수적이다. 조직위는 피해 대응책 매뉴얼을 만들고 정신적·신체적·성적 폭력 예방과 대응법, 성인 참가자의 행동강령 등을 배포할 예정이다. 청소년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도 실시한다.
이씨는 “잼버리 참가 당시 야영장이란 공간 안에 조그마한 마을이 새로 만들어진 느낌이었다”며 “야영장 안에서의 인력과 자원으로 생활하는데, 듣도 보도 못한 국가에서 온 피부색도 다 다른 친구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던 장면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언어나 문화, 기후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장 분위기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며 “2023년 잼버리도 우리 땅에서 열리는 만큼 더 우리를 알리고 멋진 지구촌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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