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새롭게 만나는 '비운의 작가' 이태준

박영서 입력 2022. 1. 9. 18:45 수정 2022. 1. 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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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학에서 "운문은 정지용이요, 산문은 이태준"이란 말이 있다.

책은 이태준과 이태준의 소설을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1904년에 태어나 1946년에 월북하기까지 이태준 40여년 삶과 문학적 행보, 작품 세계, 그리고 그가 남긴 주요 작품 4편을 만날 수 있다.

작품들을 읽은 후 작품에 딸린 설명을 읽으면 이태준이 지녔던 현실 인식과 삶의 태도, 문학적 경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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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을 읽다 박기호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우리 문학에서 "운문은 정지용이요, 산문은 이태준"이란 말이 있다. 실제로 이태준은 일제 강점기 시절 최고의 문필가, 한국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평가받는다. 깔끔하고 운치있는 문체, 유려한 문장, 탁월한 단어 선택, 짜임새 있는 구성, 개성있는 인물 묘사로 그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태준은 월북 작가여서 한때 언급조차 금기시됐었다. 지금은 학교 정규수업에서도 그의 작품들이 다뤄지고 있다.

그는 비운의 소설가였다. 지금의 성북동 수연산방(壽硯山房)에서 기거했던 몇 년을 제외하고는 그의 인생이 평안했던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난 그는 개화당에 가담했던 아버지가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길을 떠나면서 그 곳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9살에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친척과 이웃들의 구박을 극복하면서 그는 휘문고보에 입학했고 후에 일본 유학을 떠났다. 그렇지만 모든 학업은 고학을 통해 이뤄졌다. 그가 겪었던 설움은 '내게는 왜 어머니가 없나'라는 글에 잘 나타나 있다. 귀국 후 생활도 좌절의 삶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문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책은 이태준과 이태준의 소설을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1904년에 태어나 1946년에 월북하기까지 이태준 40여년 삶과 문학적 행보, 작품 세계, 그리고 그가 남긴 주요 작품 4편을 만날 수 있다. 4편은 '달밤', '까마귀', '복덕방', '돌다리'다. 저자는 해당 작품의 시대적 배경, 구성상의 특징, 인물들의 성격, 중심 소재나 사건, 갈등의 양상과 전개 과정 등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작품들을 읽은 후 작품에 딸린 설명을 읽으면 이태준이 지녔던 현실 인식과 삶의 태도, 문학적 경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자신의 감상을 덧붙이고 싶은 욕구마저 불러일으킨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태준의 소설들이 지닌 의미와 숨은 이야기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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