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커지는 오스템發 펀드런

오스템 담긴 펀드 신규가입 중단
기존 가입자 해지땐 시장 불안
헬스케어·의료기기株 악재로

펀드 판매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가 담긴 펀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 가운데 펀드런이 발생할 경우 관련 펀드에 담겨 있는 다른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펀드런에 나설 경우 거래정지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외 다른 편입종목을 팔아 환매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들 종목의 매수가 쏟아지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외 종목을 대거 매도할 경우 해당 펀드의 오스템임플란트 비중이 커지면서 펀드 리스크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국내 펀드는 총 106개다. 오스템임플란트 비중이 가장 큰 펀드는 '미래에셋TIGER의료기기' 상장지수펀드(ETF)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42%다.

1880억원 규모의 초대형 횡령 사건으로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매매 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의 판매사들은 잇따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KB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가 1주 이상 담긴 펀드 79개에 대해 신규 가입을 중단했고,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도 같은 이유로 관련 펀드의 신규 가입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도 판매중단 행렬에 동참한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 편입비중이 크지 않은데도 이처럼 거래를 중단하면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펀드 환매청구에 나설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를 편입한 펀드들은 투자자들이 매도하면 다른 편입종목을 팔아서 매도 요청에 응해야 한다"며 "해당 펀드 내 오스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악영향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펀드 판매업체들의 신규 가입 중단 소식에 경영진 횡령 개입 등 부정적인 뉴스가 번지면서 코스닥·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커진다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펀드런에 나서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오스템임플란트 외 다른 편입종목이 대거 매도로 타격을 받거나 헬스케어, 의료기기 관련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횡령 사건이 알려진 이후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일부 펀드에서는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삼성KODEX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KBSTAR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에서 6일 하루동안 각각 16억원, 14억원이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