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경기' 정우영, 공격 적극성이 늘어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2. 1. 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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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부르크, 빌레펠트전 2-2 무
▲ 정우영, 시즌 4호골(단일 시즌 최다 골)
▲ 정우영, 슈팅(6회) & 드리블 돌파(3회) 최다
▲ 정우영, 활동량(11.60km) & 전력질주(29회) & 평균 속도(7.89km/h) & 순간 속도(32.04km/h) 1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프라이부르크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선 정우영이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한층 진화한 경기력을 자랑하면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프라이부르크가 오이로파-파크 슈타디온 홈에서 열린 빌레펠트와의 2021/22 시즌 분데스리가 18라운드에서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와 함께 프라이부르크는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3-1로 승리한 호펜하임에게 3위 자리를 내주었으나 여전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유지하는 중이다.


비록 프라이부르크는 주전 수문장 마르크 플레켄과 핵심 수비수 니코 슐로터벡이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결장하면서 수비 불안과 함께 2실점을 허용하면서 다잡은 승리를 놓치긴 했으나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바로 정우영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공격의 중추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우영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프라이부르크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로 강도 높은 압박과 침투를 구사하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전반기 내내 정우영에게 꼬리표처럼 따르는 비판이 있었다. 바로 마무리가 부정확하고 공격 적극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정우영의 전반기 경기당 슈팅 숫자는 1.6회가 전부였고, 득점도 3골에 그치고 있었다.

이에 현지 언론들이 정우영이 결정적인 찬스들을 자주 놓친다고 지적하자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프라이부르크 감독은 "난 그의 성장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매우 헌신하는 선수이다. 난 그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며, 그 어떤 비난에도 좌절하기 않고 일어나는 그에게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휴식기를 보내고 돌아온 그는 한 단계 진화해 있었다. 그는 후반기 첫 경기인 빌레펠트전에서 경기 시작하고 2분 만에 빠른 스피드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수문장 슈테판 오르테가 모레노의 선방에 막혔다. 14분경엔 역습 상황에서 동료 측면 공격수 롤란드 살라이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는 아쉽게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33분경엔 또다른 측면 공격수 빈첸소 그리포의 크로스를 백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는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고선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38분경에 골라인에서 볼을 잡아선 환상적인 터닝 동작으로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내주었으나 살라이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이어진 왼쪽 측면 수비수 크리스티안 귄터의 리바운드 슈팅과 미드필더 야닉 하베러의 슈팅이 연달아 상대 수비 육탄 방어에 저지됐다.

전반전 내내 맹활약을 펼치고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정우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귄터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마침내 골을 신고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6회의 슈팅을 가져갔다. 유효 슈팅 역시 3회로 최다였다. 전반기 내내 경기당 1.6회의 슈팅에 그쳤던 것과는 사뭇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다. 이에 더해 그는 드리블 돌파도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3회를 성공시켰고,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 횟수 역시 30회로 가장 많았다. 찬스메이킹은 2회로 귄터(3회) 다음으로 많았다. 말 그대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정우영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87분을 소화하는 동안 선발 출전 선수들 중 활동량(11.60km)과 전력질주(29회), 평균 속도(7.89km/h), 그리고 순간 속도(32.04km/h)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본인의 장기인 활동량과 스피드로 그라운드 전역을 누빈 정우영이다. 이에 더해 볼 경합 횟수는 횟수는 14회로 팀 내에서 3위를 기록했고, 태클 2회를 성공시키면서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전반전에 지나치게 많이 뛰다가 후반 들어서 일찍 체력이 소진되는 부분은 여전했다는 데에 있다. 정우영은 전반전에만 무려 전력질주 21회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2분당 1번 꼴로 전력질주를 한 셈이다. 하지만 후반 들어선 전력질주 횟수가 8회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것이 그가 이번 시즌 단 한 경기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빌레펠트전 역시 87분경에 교체됐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빌레펠트전을 통해 겨울 휴식기 동안 공격 강화에 성공했다는 걸 보여주었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개선하면서 아직 시즌 중반에 접어든 시점임에도 벌써 지난 시즌 기록했던 단일 시즌 최다 득점(4골)과 타이를 이루었다. 이제 적절한 체력 안배를 통해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는 한층 더 프라이부르크 에이스를 향해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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