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홀린 MLB..중국서 휠라 '맹추격'

신미진 기자 2022. 1. 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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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MLB 中 매장수 800여개 전망
'야구모자' 인기에 2년만에 8배↑
F&F, 테일러메이드 의류사업도 진출
아쿠쉬네트 휠라와 中골프시장도 격돌
어글리슈즈 히트 휠라는 리브랜딩 돌입
[서울경제]

F&F(383220) 의 패션 브랜드 MLB가 중국에서 초고속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주요 상품인 야구모자가 현지에서 '연예인 모자'로 유명세를 떨치며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효과다.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쇼핑족을 겨냥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 패션 브랜드 중 중국 1세대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가 주춤한 가운데 신흥강자 MLB의 추격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MLB 중국 매장 수는 약 500개다. 이는 당초 목표(250개) 대비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올해는 약 8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로라면 내년 말 중국 MLB 매장 수는 1,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적도 고공행진이다. 2019년 115억 원에 불과했던 MLB 중국 매출은 2020년 745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3,720억 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MLB는 국내 패션기업 F&F가 운영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다. '라이선스의 귀재'로 불리는 김창수 F&F 회장이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계약을 체결한 뒤 약 24년간 국내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후 안정적인 운영력을 인정받아 2019년 중국 판권을 획득하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홍콩과 마카오, 대만에서도 MLB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에서 MLB 신드롬을 이끌고 있는건 야구모자다. 현지에서 한류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착용한 MLB 모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모자를 비롯해 재킷과 신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뉴욕 양키스 로고인 'NY'를 모노그램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화려한 패턴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운동모 수출액은 2,708만 달러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현재 국내 전체 운동모 수출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에 달한다. F&F는 국내에서 모자를 생산한 뒤 완제품 형태로 중국에 수출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MLB 야구모자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의 운동모 수출액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온라인 쇼핑이 발달함에따라 MLB의 티몰 등 온라인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휠라도 중국 내 K-패션 인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휠라의 중국법인인 풀프로스펙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2,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간(9,956억 원)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플프로스펙트는 휠라코리아(15%)와 중국 스포츠의류 회사 안타스포츠(85%)가 2010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다만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 2017년 4,032억 원이던 중국 휠라 매출은 2019년 1조 2,902억 원으로 2년 새 3배(219%)의 고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중국에서 '어글리 슈즈'로 히트를 친 지 약 5년이 흐른만큼 리브랜딩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휠라의 중국 매장 수는 약 2,000여 개다. 휠라와 MLB의 주 타깃층이 10~20대인 만큼 중국 스트리트 패션 시장을 둘러싼 한국 패션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두 기업은 중국 골프 시장에서도 맞붙을 전망이다. F&F는 지난해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지분 49.5%를 확보했다. 휠라홀딩스(081660)도 타이틀리스트·풋조이 등을 운영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9년 중국 골프산업 시장 규모는 95억 위안(1조 7,910억 원)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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