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앞에 장사없다'..결국 세번째 주저앉은 SON
[스포츠경향]
‘철인’ 손흥민(30·토트넘)이 결국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부상 사실을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첼시와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토트넘 0-2 패)에 선발 출전해 후반 34분 교체됐다. 당시에는 몸에 문제가 없었으나 경기 뒤 손흥민이 다리 근육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부상 부위나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현지 매체에서는 최소 한 달 정도 휴식이 필요한 상황임을 기정사실로 전하고 있다.
올시즌에만 세 번째 부상 소식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전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27분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한 달 뒤에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을 소화하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손흥민이 프로 데뷔 이후로 한 시즌에 세 차례 부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토트넘 팬사이트 홋스퍼HQ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합류한 뒤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신뢰할 수 있는 기량에 내구성까지 갖춰 입단 후 5년간 거의 부상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2020년 2월부터 손흥민의 부상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근육 부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손흥민은 매 경기 빠짐없이 출전하며 쉼 없이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성실한 팀 플레이어다. 이에 ‘혹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손흥민은 올시즌 클럽 공식전에서만 총 25경기에 출전하면서 1804분을 뛰었다. 리그에서는 18경기, 1582분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88분으로 거의 전 경기를 뛰고 있다는 뜻이다. 리그에서 거의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게다가 손흥민은 국가대표 일정으로도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긴 거리를 움직여야 한다. 2019년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보고서에서는 토트넘에서 53경기, 대표팀에서 25경기를 뛰면서 11만 ㎞의 이동거리까지 움직인 손흥민을 ‘대표 혹사 케이스’로 소개하기도 했다.
운동선수에게 다리 근육 부상은 피로 누적의 증거다. 근육 유연성과 순발력이 떨어지는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이 신경써야 할 신호다. 근육 부상은 회복이 더딜 뿐만 아니라 재발 위험도 크다. 손흥민같이 활동 반경이 넓고 스퍼트가 많은 선수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손흥민의 부상으로 1월 연이은 상위권 팀들과 대결을 앞둔 토트넘도 비상이 걸렸다. 스퍼스웹은 “손흥민의 공백이 길어진다면 팀 득점을 해리 케인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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