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아름다운 강산' 첫 발표한 원조 가수 박광수 별세

가수 박광수 생전 모습. 연합뉴스

한국 블루스 음악의 대명사이자 가수 이선희가 불러 히트한 노래 ‘아름다운 강산’ 원조 가수인 박광수씨가 8일 오전 5시28분 별세했다. 향년 82.

1940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고인은 학창시절 밴드부 활동으로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제대 후 입학한 국민대 행정학과를 자퇴하고 잠시 배우로 활동했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는 줄곧 가수의 길을 걸었다. 미8군 무대 등에서 묵직하고 중후한 창법을 구사해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고인은 1960~70년대 리듬 앤 블루스(R&B) 창법에선 그를 따라올 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 영사운드, 김상희 스페셜쇼, 그룹 영에이스를 거쳐 1972년 ‘한국 록 음악의 전설’ 신중현이 결성한 그룹 ‘신중현과 더 맨’에 합류해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1973년 발표한 첫 음반이 일본풍이 짙다는 비난을 받아 전량 수거되고 방송금지 등 수난을 겪었지만,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 67살이 되던 해에 음반 <박광수 2007 아름다운 날들>을 발표해 가수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학선 음악평론가는 “한국에서 드물게 솔, 블루스를 자유로게 구현하는 대가인데, 한창 활동해야 할 전성기에 앨범이 판금되는 등, 재능에 비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비운의 가수”라고 평했다.

유족은 부인 김영희, 딸 세미·세희씨, 사위 김형택씨, 외손주 조민지씨 등이 있다. 빈소는 쉴낙원서울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10시. 02-2683-4444.

박미향 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