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상품만 광고는 옛말, 데이터로 고객과 이어줘야
디지털시대 광고는 '고객여정'
제품 인지·구매에 모두 관여
통합 마케팅으로 기능 키울것
제품·서비스 점점 복잡해져
소비자 불편해소가 광고 역할
최근 서울 마포구 HS애드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새해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정성수 대표가 이와 같이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과거에는 고객들이 구매 시점에 브랜드가 생각나도록 하는 게 TV 광고의 역할이었다면 디지털 시대의 광고는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되면서 구매 전환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며 "HS애드는 디지털 시대에 고객이 요구하지 않는 부분까지 빠르게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2019년 HS애드·LBEST·지투알 대표로 취임한 뒤 현재 LG그룹 내 광고 계열사를 총지휘하고 있다.
1988년 광고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정 대표는 그의 이름보다 광고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다. 'SSG.COM'을 '쓱'이라는 한 단어로 만들며 시장을 평정했고, 경동나비엔 콘덴싱 보일러 캠페인으로 광고상을 휩쓸었다. 또 2002년 국민·주택은행이 KB국민은행으로 출범할 당시 '한 획을 긋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스타 모양이 완성되는 광고도 그의 작품으로, '세계 금융의 별이 되겠다'는 메시지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HS애드는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캠페인을 제작해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된 상황에서도 전 세계인이 유튜브로 한국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HS애드는 이 캠페인으로 11년 연속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기록을 세웠으며 이는 국내 광고대행사 중 유일하다.
정 대표는 이 캠페인에 대해 "광고업 기준으로는 상을 많이 받아 성공했다기보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행이 불가능했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을 색다르게 보여주면서 코로나19가 사라지면 한국에 가고 싶다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2019년 취임 후 데이터 기반 통합 마케팅 회사로의 변신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2020년 'CX 클리닉'을 개발해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제품 인지부터 구매·사용 단계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해에는 고객경험(CX)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레귤러볼드, 바이브컴퍼니, 플러스제로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외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시 사업을 위해 위지윅스튜디오와도 손을 잡았다.
정 대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광고 업계에 요구되는 건 타기팅이 데이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임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광고업 본질은 원하는 대상에게 원하는 반응을 얻는 것인데 원하는 대상을 찾는 게 타기팅 기술, 원하는 반응은 크리에이티브 기술"이라며 "과거 광고업에서 이에 대한 기술이 없다 보니 현재 광고 업계에 가장 요구되는 건 데이터 기반 타기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기반 통합 마케팅 회사로서의 HS애드는 고객경험 여정이라는 관점에서 단계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이들의 페인 포인트를 찾아내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이 같은 역량이 더욱 중요하게 발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HS애드 등 3사는 TV 등 전통 매체 광고, 디지털 광고 비중이 각각 31%, 43%로 디지털이 전통 매체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올해 디지털 비중이 5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디지털 시대의 광고'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대에도 오프라인의 힘은 여전히 막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HS애드가 LG전자 올레드TV를 소개하는 일환으로 서울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 '금성오락실'을 열었다. 이는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LG 옛 이름인 럭키금성에서 따온 '금성오락실'은 올레드TV로 과거 추억의 게임은 물론 최신 콘솔 게임까지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세대를 불러 모았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로 단절이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공간·만남·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높아졌는데 금성오락실이 이러한 갈증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인스타그램에서도 화제가 됐다"며 "금성오락실은 추후 다른 도시에서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바로 온라인으로 업로드되고 또 누군가에게 새로운 연결이 이어지는 고객경험이 선순환되는 사례였다"며 "이는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은 온라인과 결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너나없이 뛰어드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전문회사와의 공동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도 신중했다.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를 해봤다'가 아닌 '메타버스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가 마케팅의 중요한 도구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 대표는 메타버스라는 공간 속에서 충분히 머무르고 싶은 가치 있는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정 대표는 "메타버스가 실제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다고 하면 고객경험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업에서는 고객의 새로운 경험을 창조한다는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표는…
△1961년생 △1989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2008년 LBEST 광고본부장·광고사업부장 △2015년 HS애드 어카운트서비스 1부문장 △2019년~현재 HS애드·LBEST·지투알 대표, 한국광고총연합회 부회장, 한국광고산업협회 부회장
[이윤재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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