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앞두고 사정 바람 예고..중국서 연초부터 잇단 '호랑이' 사냥
[경향신문]

연초부터 중국에 강한 사정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 결정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의 기강 잡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장융쩌(張永澤)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정부 부주석과 국유기업인 중국생명보험 왕빈(王濱) 회장이 엄중한 기율위반과 위법 혐의로 기율심사 및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지했다. 두 사람은 올 들어 처음 당의 감찰 대상에 오른 ‘호랑이’다. 중국에서는 부패한 고위 관료들에 대한 사정 작업을 ‘호랑이 사냥’이라고 부른다. 두 사람이 감찰 대상에 오른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기율 위반과 위법 혐의로 기율·감찰위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낙마한 것으로 간주된다.
장 부주석은 시짱자치구 환경보호국장 등을 지냈으며, 산난(山南)시 당 위원회 서기 등을 거쳐 2017년 시짱자치구 최연소 부주석으로 승진한 관료 출신이다. 현지 매체들은 장 부주석이 지난 3일부터 열린 시짱자치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낙마가 점쳐져왔다고 전했다. 왕 회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상업은행, 교통은행 등에서 일한 금융 관리로 2018년부터 국유기업인 중국생명보험의 회장과 당 서기를 맡아왔다. 당 중앙이 지난해 9월부터 2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반부패 활동 차원의 순시를 진행해 왔는데, 왕 회장이 이 과정에서 올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첫 번째 ‘금융계 호랑이’가 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에 대한 사정 칼날은 올해 중국 공산당의 더욱 강력한 사정 바람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의 당 총서기직 유임을 결정하는 올 하반기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과 공직자들에 대한 기강 잡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패와의 전쟁’은 시 주석이 2012년 제18차 당대회를 통해 처음 집권한 이후부터 줄곧 강조해 온 과제다. 이때부터 중국 공산당은 “호랑이와 파리(부패한 고위 관료와 하급 관리)를 함께 잡겠다”며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왔다. 기율·감찰위는 지난해 6월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각 성(省)과 부처의 고위 간부 393명을 포함해 모두 374만2000명을 처벌했다고 성과를 내세우기도 했다.
시 주석이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 3연임을 앞둔 시점에서 부패와의 전쟁 강화는 장기집권에 힘을 실어주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당 중앙위가 이달 초 ‘기율검사위원회 업무 조례’ 시행에 나서며 반부패 투쟁과 기율검사감찰체제 개혁 등을 강조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기율·감찰위는 9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항상 엄격한 기조를 견지하고 압도적인 힘을 유지해 확고부동한 반부패 투쟁을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며 “새해 호랑이 사냥은 당이 위대한 자기 혁명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굳은 결심을 재차 선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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