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백화점·대형마트도 방역패스.."이젠 장도 못 보나"
백화점 등 대형시설 "관리 직원 2배↑"
"확산 불안 없애야" 환영 목소리 속
"갈 데가 없다" "손님 더 끊길 판" 불만도
[이데일리 조민정 김미영 기자] “주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는데…이제는 동네 마트를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거기도 방역패스 대상인지 모르겠네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김모(27)씨는 10일부터는 방역패스에 백화점도 포함된다는 소식에 9일 급하게 서울 여의도의 한 백화점을 다녀왔다. 친동생이 다음주 취업면접을 봐서 함께 정장을 골라주기로 했는데, 방역패스가 적용되면 출입이 불가능해진단 뉴스를 접하고서다. 김씨는 “계도기간이 있다고 해도 (출입이) 막힐까봐 미리 다녀왔다”고 말했다.
화이자 1차 접종만 받은 최모(42)씨도 이날 남편과 양천구 한 백화점을 찾았다. 고객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방역패스를 인증하는 동안, 최씨는 한켠에 떨어져 안심콜로 전화 인증을 했다. 최씨는 “한동안 못오게 됐으니 오늘 일부러 왔는데 방역패스가 없어서 주눅이 든다”며 “1차 맞고 너무 아파서 2차를 안 맞았는데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포털사이트의 ‘맘카페’들엔 지난 8일 대형마트를 다녀왔다는 미접종자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방역패스 확대시행 전날인 9일은 마트 휴무일이라 앞당겨 장을 봤다는 얘기들이었다. 서울 강동구 한 맘까페 회원은 “다같이 버스, 지하철 타고 다니는데 누구는 마트 들어가고 누구는 못 들어가나”라고 했고, 다른 회원은 “생필품 사러 가는 곳까지 막는다”고 분개했다.
10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미접종자·방역패스 만료자는 혼자 이들 지역에 방문할 수 없다. 해당 시설에 방문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나 48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확인서를 내야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00㎡ 이상의 쇼핑몰, 마트, 백화점, 농수산물유통센터, 대규모서점 등으로 방역패스가 확대되며 전국 2003곳이 시행 대상이다. 기존 시행하던 전자출입명부에 더해 방역패스가 추가되는 셈이다. 단 방역패스 예외 대상인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대규모 점포를 이용할 수 있다.
시행을 하루 앞두고 백화점 등 적용 시설들은 방역패스 준비를 대부분 마친 모습이었다. 9일 이데일리가 여의도 대형백화점을 방문해본 결과 전자출입명부와 함께 방역패스도 함께 확인하고 있었다. 시민들 또한 QR코드 앱 업데이트를 대부분 마쳐 방역패스 유효기간 제도가 시행된 주 초반에 비해 ‘딩동’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딩동댕 접종 완료자입니다’가 잇달아 울리면서 직원이 따로 업데이트를 안내하거나 입장을 막는 모습도 드물었다. 백화점 한 직원은 “아직 방역패스를 공식 시행한 건 아니라 강제는 아니지만 전자출입명부를 찍으면서 같이 확인하는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내일 공식 시행되면 관리하는 직원도 두 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내 식당과 카페도 방역패스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업장마다 곳곳에 직원이 배치됐다. 백화점 지하 종합 식당가엔 키오스크마다 ‘방역패스 안내’라는 하늘색 어깨띠를 두른 안내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문을 마친 손님들에게 방역패스 확인을 요청하고 이후 ‘방역패스 확인완료’ 문구가 적힌 초록색 종이를 배부해 증명을 확인했다.
방역패스 확대 방침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다. 목동의 한 백화점을 찾은 곽모(56)씨는 “저기봐라, 스카프며 향수며 만지작 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혹시 확진자가 있다면 옮길 수 있지 않겠나”라며 “동네 마트나 온라인주문 등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니 과도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미접종자·방역패스 만료자 등은 일상생활 범위가 좁혀지면서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당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차 접종을 맞지 않은 용산구의 김모(33)씨는 “중소형 마트는 방역패스 면적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따로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부작용이 두려워서 2차 맞을 생각이 없는데 앞으론 또 어디에서 입장 거부당할지 서글프다”고 했다.
백화점 입점 상인들 사이에서도 한숨이 나온다. 목동 백화점에서 악세사리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코로나19에 우리도 계속 불황인데 손님이 더 줄어들 것 같다”며 “시장이나 여기나 유동인구는 비슷비슷할 듯한데 지나친 규제 같다”고 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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