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칼럼]세계 최초 완전 자율주행의 '시발'을 꿈꾸며

박진형 2022. 1.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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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사무국장

과거 우리나라는 고종황제 즉위 40주년(1902년) 기념행사에 사용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해 사용했다. 이후 우리나라가 만든 최초의 자동차는 1955년 '시발'이었고,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포니가 1975년 출시되면서 세계에서 16번째로 고유 자동차 모델을 가진 나라가 됐다. 현재는 완성차 제조업체만 7개사이며, 2020년 기준으로 세계 자동차 생산국가 중 5위로 자동차가 주력 수출상품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차 관련 경쟁력은 세계 5위, 자율주행차 도입 수준은 세계 7위로 분석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기술수준조사 및 기술경쟁력분석' 보고서에서는 2019년 기준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85.4%이고, 기술 격차는 1.4년으로 조사됐다.

자율주행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네비칸트 리서치는 2035년 세계 자율주행차 대수는 약 9700만대로 예상했고, 레벨 3~4 시장 규모를 1조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030년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를 400만대로 분석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35년 레벨3 이하를 14조7000억원, 레벨4 이상 완전 자율주행을 11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먼저 일본 혼다는 지난해 3월 레벨3 자율주행차 '레전드'를 출시했다. 레전드는 고속도로 등지에서 교통 정체 시(50㎞/h 이하)에만 사용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했다. BMW는 올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에 레전드와 유사한 자율주행시스템을 적용하고 점진적으로 적용 차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 G90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모셔널을 통해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개발해 2023년 미국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업의 발 빠른 기술개발에 각국 정부도 제도적 기반 마련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먼저 유럽은 2018년부터 자율주행차 관련 국제 안전기준 마련을 위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운영해 20년 레벨3 자율차 안전기준을 마련했다. 또 유럽 도로운송연구 자문위원회(ERTRAC)가 지난 2019년 '커넥티드 및 자율주행 로드맵'을 수립했다. 독일은 레벨4 자율차 상용화에 앞서 무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운영이 가능하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도개선 없이 안전기준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주정부 차원에서는 도로교통 중심의 제도개선을 진행 중이다. 일본은 유럽과 동등한 수준의 레벨3 자율차 안전기준을 도입했고, 2025년까지 레벨4 자율차 상용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5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자율주행차 도입과 운행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레벨3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갖췄다. 하지만 레벨4 상용화를 위한 제도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범부처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2030년 전기·수소전기차의 국내 신차 판매 비중 33%, 세계 시장 점유율 10%와 2027년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 등 2개의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2027년까지 융합형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반을 완성한다는 목표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을 발족했다. 사업단은 세계 최고국 대비 기술 수준 93% 이상을 달성해 세계 3대 자율주행 기술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대 대통령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책 단절이 없어야 한다. 2027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안전기준, 보험 등 선제적 제도 정비와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범부처 연구개발(R&D) 협업체계 구축과 투자지원 확대를 통해 핵심 기술 개발을 이어 가야 한다. 또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미래차 인재 양성으로 일자리가 연계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사무국장 traffic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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