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시대' 상반기 S&P500 변동성 커진다..월가 "정유주·채권에 눈 돌릴 때"

김인오 2022. 1. 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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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사들 연달아 '긴축' 발언
4대 지수 새해 첫 주 일제히 하락
美10년물 국채 수익률 1.80%향하고
기술주 위주 나스닥은 6% 떨어져
월가 증시 전망 엇갈리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다양화' 조언 부각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 탓에 뉴욕증시가 연초부터 출렁이고 있다. 뉴욕증시 4대 대표주가 지수가 새해 첫 주간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월가에선 올해 시장 흐름에 대한 전망이 서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의 시대'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짜야한다는 조언을 공통적으로 내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지수, 이밖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주간인 지난 3~7일 5거래일 동안 나스닥종합지수가 5.66% 떨어졌고 이어 러셀200지수(-4.08%)와 S&P500 지수(-2.49%), 다우존스30지수(-0.97%) 순으로 낙폭이 컸다.

증시 일각에서는 올해 첫 5거래일에 비춰 한 해동안 주식시장이 부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식 트레이더 연감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새해 첫 5거래일간 상승한 해에는 해당 지수가 연평균 13.7%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반대로 연초 5거래일간 마이너스(-) 실적을 낸 경우에는 연간 기준 1%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76%에 거래를 마쳐 1.80%선 돌파를 코 앞에 뒀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일 1.70%선을 돌파했는데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70%선을 넘어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해 4월 5일(1.73)이후 처음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시중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데 해당 수익률이 오르면 기술주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기술 기업 미래 부채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미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한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내다 팔기 때문이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술 기업은 대체로 부채 비중이 높다.

새해 첫 주간 뉴욕증시를 출렁이게 만든 가장 큰 변수는 연준의 긴축 예고다. 7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기준금리를 1~2회 인상한 뒤 양적긴축에 착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6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오는 3월부터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5일 공개된 '2021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연준 FOMC 위원들은 지난 달 처음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 가능성을 암시했고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길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7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일자리 시장 지표도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분위기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1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만9000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42만2000명 증가)와 직전 달(24만9000명 증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9%로 집계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직전 달 대비 0.6% 올랐다. 고용 증가세가 부진하면 연준이 긴축 움직임을 주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지만 실업률이 떨어지고 임금이 오르면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뉴욕 증시 전망에 대한 월가 전망도 다소 엇갈린다. 최근 씨티그룹은 올해 기업들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이유를 들어 S&P 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900에서 5100으로 높였다. 시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상장지수펀드(ETF) 리서치 글로벌 팀장은 "2021년 4분기 실적이 공개되면 증시가 탄력 받을 것"이라면서 "공급망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점도 상반기 기대감을 가질 만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S&P 500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해 보다 약 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웰스파고는 올해 상반기 S&P 500 지수가 10%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스파고 측은 '성장세 둔화·연준의 긴축 움직임'을 이유로 들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 "일자리 시장이 공급자 우위라는 점도 증시 악재 요인인데 연말께 증시 반등 기회가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11월 미국에서는 연방 상·하원 의원을 뽑는 중간선거가 열리는데 해당 선거는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진다. 다만 웰스파고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증시가 탄력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뉴욕증시 상승세가 지난 해보다 제한적이고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석유 부문(정유주)과 소비재에 주목하고 증시 전반으로 볼면 주식 뿐 아니라 채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올해에는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점에서 정유주 등 관련주가 유망하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해 경기 회복 수요와 화석에너지 투자 부족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뛰었지만 올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가가 배럴 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슈로더 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원유 수요는 2019년(하루 9827만배럴)보다 많고 2021년 보다도 350만배럴 많은 1억23만배럴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운송·저장·정유 업체 등 업계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는 뱅가드 에너지 ETF(VDE)와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XLE)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섹터스 US 빅오일 인덱스 3X 상장지수채권(ETN)의 경우 올해 들어 시세가 24.61% 뛴 상태다. 다만 해당 ETN은 미국 주요 정유사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는 물가연동국채(TIP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6일 현지매체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집행하더라도 증시 강세장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술주는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올해에는 사람들이 금과 TIPS를 돌아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지고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TIPS는 재무부가 원금과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발행한 채권이다.

TIPS에 투자하는 ETF는 '아이셰어스 TIPS 본드'(TIP)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해당 ETF 수익률이 높지 않다. 올해 첫 거래일인 3일 이후 7일까지 시세가 1.74% 하락했다.

이밖에 월가 일각에서는 가치주가 많이 포진한 중소형주와 시장 트랜드를 선도하는 소비 관련주를 사들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전히 대형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 눈에 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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