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쇼핑몰 수수료 폭리 논란.."갑질" Vs "서비스 다양"

최훈길 2022. 1. 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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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쇼핑몰 수수료, 빅테크보다 최대 6배
카드사 "2000만 고객 보유, 다양한 서비스 제공"
뚜렷한 기준·규제 없어 온라인쇼핑몰만 수수료↑
빅테크 문제제기에 금융위 "실태점검부터 할 것"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용카드사의 온라인쇼핑몰 수수료가 빅테크 기업보다 최대 6배나 높은 것을 두고 양측이 격돌했다. 빅테크 기업은 코로나19 상황인데도 카드사가 입점 업체(온라인 가맹점)에 과도한 부담을 떠넘겼다는 입장이나, 카드사는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금융당국은 들쑥날쑥한 온라인쇼핑몰 수수료 시장 전반을 점검하기로 해, 조사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9일 이데일리 조사 결과 카카오페이는 2.0~2.8%, 네이버페이는 2.0~3.3%를 온라인 가맹점에 연매출 대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 올댓쇼핑, KB카드 국카몰의 온라인쇼핑몰 수수료는 5~12%로 나타났다. 카드사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업체가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최대 6배나 높은 셈이다.(참조 이데일리 1월9일자<카드사 쇼핑몰 입점업체 수수료 폭리…네이버·카카오 6배>)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빅테크 2% 안팎인데 카드사 최대 12%


왜 이렇게 격차가 나는지 파악하려면 현재 수수료 상황부터 봐야 한다. 카드사는 오프라인 위주의 가맹점 수수료(카드 수수료)와 온라인쇼핑몰 수수료(온라인 가맹점 수수료)를 다른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는 오는 31일부터 0.5~1.5%이나,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는 최대 12%다. 같은 가맹점이더라도 카드사의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하면 오프라인보다 수수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

카드사는 각종 부대 비용이 포함돼 있어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가 높다는 입장이다. 카드 수수료는 사실상 오프라인 가맹점 수수료뿐인데, 온라인쇼핑몰에는 판매·회원관리, 고객상담, 배송조회 등 서비스 관리수수료까지 추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쓰는 방대한 고객들에 대한 온라인 마케팅, 11번가 같은 다른 쇼핑몰과의 제휴, 최우수(VVIP) 고객몰·중소기업 몰 등 다양하고 우수한 서비스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회원 수가 KB카드는 2000만명, 신한카드는 2700만명이다.

정부의 규제 수준이 다른 것도 수수료 격차의 원인이다. 오프라인 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로인한 소상공인 부담을 고려해 카드 수수료율을 0.8~1.6%에서 0.5~1.5%로 인하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비용을 분석하고 수수료를 조정해지만, 온라인쇼핑몰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이유다. 이진수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온라인쇼핑몰 수수료는 여신전문금융법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특별한 수수료율 규정이 없다 보니 카드사는 GS샵 등 다른 온라인쇼핑몰 수수료를 참조했다”며 “수수료를 문제 삼으려면 카드사가 아니라 메이저 온라인쇼핑몰의 수수료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들쑥날쑥 온라인쇼핑몰 수수료 점검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도 입점업체 입장에선 ‘카드사 갑질’로 느껴질 정도로 카드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카드사와 빅테크 간 동일 서비스인데 동일 수수료 기준·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최대 수수료 3.3% 중 2.3% 정도는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이고 나머지 1% 정도만 판매·회원관리, 고객상담, 배송조회 등 서비스 관련 관리 비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입점업체의 선택 사항(옵션)인 노출광고 수수료를 포함하더라도 입점업체들이 부담하는 전체 수수료가 5%대 이하”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은 수수료에 의존해 수익을 남기려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2% 이하 수수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금융위도 이 같은 온라인상의 수수료 격차를 알고 있지만, 기준 마련에는 신중하다. 이진수 중소금융과장은 “금융감독원의 실태점검 결과부터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의 독점은 규제하되 수수료에 의존하는 카드사 수입 구조는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도 디지털 금융 시대에 맞춰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라며 “정부는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이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가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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