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리마는 씁쓸한 실패.. '투수 WAR 1위' 이반 노바는 다를까

김태우 기자 2022. 1. 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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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와 계약을 맺은 이반 노바는 KBO리그에 온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 뛰어난 경력을 자랑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 온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MLB)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선수는 제법 있었다. 훌리오 프랑코(전 삼성), 카를로스 바에르가(전 삼성), 루크 스캇(전 SK), 나이저 모건(전 한화)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KBO리그에서의 활약상을 떠나 단순히 입단 당시 경력만 놓고 보면, 투수로는 지금은 고인이 된 호세 리마가 최고로 뽑힌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리마는 1994년 디트로이트에서 MLB에 데뷔했다. 휴스턴·캔자스시티·LA 다저스 등을 거치며 MLB 통산 348경기(선발 235경기)에서 89승을 기록했다.

특히 휴스턴 소속이었던 1999년에는 21승10패 평균자책점 3.58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올스타 선정 및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4위에 올랐다. 그런 리마는 2006년이 MLB에서의 마지막 경력이었고, 2008년 KIA에 입단해 큰 화제를 모았다.

리마의 통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0.4(팬그래프 기준)다. 지금껏 KBO리그에 온 외국인 투수로는 가장 높았다. 그런데 이런 리마의 경력을 뛰어넘는 선수가 등장했다. 리마보다 MLB에서 1승을 더한(통산 90승) 이반 노바(35·SSG)가 주인공이다.

노바는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MLB에 데뷔해 2020년까지 240경기(선발 227경기)에서 90승77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리마의 1999년과 같은 강렬했던 시즌은 없지만, 오히려 꾸준함을 놓고 보면 리마보다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바는 5번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MLB 통산 WAR은 13.3으로 리마보다 더 높다.

게다가 최고 명문팀인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고, 양키스 선발진이 어려웠던 시기 묵묵하게 공을 던지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선수이기도 했다. 항상 자기관리에 철저했고, 성실한 선수로 10년 넘는 세월 동안 별다른 구설수도 없었다.

그러나 MLB 경력이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리마는 2008년 14경기에서 3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4.89에 그쳤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팬들의 시선을 붙잡는 여러 쇼맨십과 에피소드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셈이다. 구위는 확실히 떨어져 있었고,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 채 변화구까지 말을 듣지 않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리마와 노바는 입성까지의 과정이 흡사하다. 리마는 MLB 계약을 맺지 못한 뒤 도미니카 리그 등에서 재기를 노렸다. 노바 역시 마이너리그에서는 던지지 않았고,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SSG의 눈에 들어온 경우다. 리마는 만 36세, 노바는 만 35세에 계약했다. 구위가 전성기만 못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반대로 선발로서의 풍부한 경험이나 만 30세 이후 시즌에도 MLB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라는 공통점도 있다.

문승원 박종훈의 부상 이탈로 외국인 선수의 이닝소화력이 절실한 SSG다. 보통 외국인 투수 선발은 ‘불펜으로 뛰었지만 구위가 좋은 선수로 선발로 전향시키는’ 선택지가 있고, ‘구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꾸준하게 선발로만 뛴 선수를 영입하는’의 선택지가 있다. 이닝이터가 필요했던 SSG는 후자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영입한 선수가 바로 노바다.

양키스 시절에도 성실성 측면에서 정평이 났고, SSG에는 추신수라는 좋은 말동무도 있다. 적어도 행실 측면에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선수다. 지난해 투구 기록이 많지 않지만 노바는 “부상이 문제가 아니라 단지 마이너리그에서 던지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빡빡한 신체검사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고, 그렇다면 어깨의 충전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적절하게 예열 단계를 밟아 나간다면 평생을 선발로 뛴 노바는 금방 적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보였듯이 감각과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이견을 제기할 수 없는 선수다. 리마와는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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