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코앞인데 코로나로 '빨간불'..톈진서 오미크론 확진, 관중 수용 고심
[경향신문]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은 국내외 방역 상황이 어려워지자 올림픽 관중 수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8일 톈진(天津)시에서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공식 집계에 포함된 확진자는 3명이지만 톈진에서는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톈진시 방역당국은 전날 새벽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밀접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에서 이미 18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직 공식 확진자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병원으로 옮겨져 추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톈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다음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톈진은 베이징과 바로 붙어있는 인구 1500만명의 대도시다. 이곳에서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 인접한 베이징의 방역 상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톈진의 확진자들이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점도 방역당국의 우려를 키운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일부 해외 유입 사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됐지만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톈진의 집단 감염 사례가 중국 본토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톈진시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진난(津南)구와 난카이(南開)구 등 2개 지역 29개 주거단지를 봉쇄하고 시민 1500만명에 대한 전수 검사에 들어갔다. 또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도시를 벗어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등 다른 지역의 경우처럼 타 지역으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적인 도시 봉쇄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중국은 앞서 시안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달 23일부터 1300만명이 사는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달 들어서는 허난(河南)성과 저장浙江)성 일부 지역에 대해서도 부분적인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을 비롯한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는 여전히 산발적인 코로나19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에도 시안에서는 3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허난성 56명, 저장성 2명, 광둥(廣東)성 1명 등의 본토 내 확진자가 기록됐다.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 상황은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관중 수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 지난해 도쿄 올림픽과 달리 이번 동계올림픽에 국내 관중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올림픽 개막을 20여일 앞둔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관중 수용 규모나 입장권 판매 계획 등을 확정하지 못했다. 오크미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과 국내 방역 상황이 맞물려 관중 수용에 대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올림픽 관중 수용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개막을 2주 앞두고 무관중 개최를 결정한 도쿄 올림픽 때처럼 전격적으로 무관중 개최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오는 11일 올림픽 준비 상황에 관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관중 수용 문제에 대한 입장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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