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신매매국' 거론한 美에 "미국이야말로 인신매매 왕국"

외무성, 미국 흑인 역사 다룬 소설 '뿌리' 거론하며 반발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은 9일 미국의 '인신매매국' 지정에 대해 "미국이야말로 인신매매 왕국"이라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미국은 그 누구를 시비할 자격조차 없는 인신매매왕국' 제목의 글에서 미국 노예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 소설 '뿌리'를 거론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외무성은 "최근 미국이 우리 나라와 중국, 러시야, 쿠바, 시리아를 비롯한 반미적인 나라들을 '인신매매국가'라고 걸고 들었다"라며 "인신매매를 논하기에 앞서 터무니없이 남을 헐뜯기 좋아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장편 역사소설 '뿌리'를 읽어보았는가"라고 물었다.

1976년 작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쓴 '뿌리'는 노예로 납치돼 미국으로 온 아프리카 소년 쿤타 킨테와 그 후손이 겪은 미국 흑인들의 역사를 다룬 소설이다.

외무성은 "오늘은 그 뿌리에서 강제 노동과 성노예 생활, 어린이 유괴 등 형형색색의 줄기와 가지들이 뻗어 나와 인신매매의 거목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사회의 현 실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실은 미국이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인신매매왕국이며 그 누구를 시비하기 전에 자기의 피 묻은 인신매매 행적부터 돌이켜보아야 할 인권범죄국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앞서 지난 7월 북한을 2003년부터 19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이를 이유로 인도적 목적 외의 대북 자금지원 금지를 지시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