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삼성전자, 미 국채금리 압박 속 반도체주 '꿈틀'

김민기 2022. 1. 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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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한 기술주 하락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미국 기술주 대비 삼성전자는 그동안 악재를 반영하며 많이 빠졌던 만큼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400원(1.82%) 상승한 7만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승 이유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에 UBS, CS증권, 제이피모간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400만주가 넘는 외국인의 순매수 물량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업황 약화가 우려됐던 반도체 부문에서 선방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79조400억원, 51조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8%, 43.3% 늘었다고 잠정 발표했다.

삼성전자 연간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이고 연간 영업이익은 역대 세번째다. 다만 연간 실적은 컨센서스에는 소폭 못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결정된 특별상여금이 9000억원가량 발생하면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4분기 반도체에서 9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겨울' 우려를 극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9조원은 전체 영업이익의 약 60%에 달한다.

가격 하락기에 무리하게 출하하기 보다는 ‘수성 작전’을 펼치면서 출하를 억제하는 방침이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정보기술(IT) 투자를 늘리고 데이터센터 수요도 증가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어났다.

올해 연간 매출액도 상승해 사상 처음 300조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0조6141억원, 55조1609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D램 가격 하락폭을 기존 11%에서 5%로, 낸드 가격 하락폭을 13%에서 7%로 조정했다”며 “전방업체의 메모리 재고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의 시안 지역 봉쇄 조치로 D램과 낸드 모두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가격 하락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20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증권사 중에서 최고치를 제기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10만5000원과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52조7000억원에서 58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D램 메모리 반도체가 올해 업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가로 삼성 파운드리 실적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8000원을 유지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 조정에 따른 다운사이클은 성수기와 맞물린 올해 2·4∼3·4분기 중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1·4∼2·4분기부터는 실적 전망치가 상향 전환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 속에 미국의 주요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급락은 우려된다. 7일(미국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3.30% 하락한 272.47달러, AMD는 3.10% 떨어진 132.00달러로 각각 마감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25%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국내 반도체주 흐름과 동조화가 잦은 편이다. 인텔 주가도 1.06%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8% 떨어졌다.

다만 미국은 지난해 매우 큰 폭의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 논란에 휩싸여있지만 상대적으로 코스피는 지난해 하반기 악재를 반영하면서 하방압력은 낮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이외에도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 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이슈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단기 조정을 겪고 있으나,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짧게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어 재상승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되며 시장에서 기다려왔던 M&A까지 가시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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