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중국개미로 변신중? 나스닥보다 '홍콩ETF' 더 샀다
50위권서 4위로 뛰어올라
"홍콩시장은 불확실성 커
지수보다 개별종목 추천"
◆ 美 주식시장 진단 ◆
개인투자자들이 홍콩H지수(HSCEI)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저가 매수에 나섰다.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는 TQQQ를 제치고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1위 ETF에 올랐다. 지난해 주가가 고점 대비 34%가량 떨어지면서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항셍지수 상승을 전망하면서도 홍콩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지수 전체보다 업종별로 접근하는 전략을 권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서학개미는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를 1억9513만달러(약 2346억원)가량 순매수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에 이어 순매수 규모 4위에 해당한다. 그전까지 서학개미의 '톱픽'이던 나스닥100지수 3배 레버리지 ETF 'TQQQ'를 제친 셈이다. TQQQ는 지난해 서학개미가 테슬라,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전 세계 ETF 중에서 국내 개인 순매수 금액이 가장 높다.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는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 중 우량 기업 4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편입 종목은 텐센트, 메이퇀, 알리바바, BYD, 샤오미 등이다. 지난해 2월 이후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월 고점 대비 34% 넘게 하락했다. 지난 1개월 사이에도 5.39% 빠지며 낙폭을 키웠다.
중국 경기 둔화와 더불어 당국의 빅테크 규제 리스크가 불거진 탓이다. 특히 텐센트, 메이퇀, 알리바바 등 홍콩 증시에 상장한 종목들은 중국 정부가 해외 상장 종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항셍지수는 연초 대비 15%대 하락을 했다. 작년 1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홍콩 증시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약 6000억달러(722조4000억원) 감소했다.
낙폭이 컸던 만큼 서학개미들은 지금을 매수 기회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는 직전 월인 11월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이달 들어 4위로 올라왔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셍테크지수 내 주요 기업의 지배지분 순이익 증가율이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으로 여전히 성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항셍지수가 최근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치면서 선진국 대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초를 전후해 지준율 추가 인하, 소비 확대 정책 등 경기 부양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중국 경기 반등 시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정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고, 최소한 1분기까지는 봉쇄 위주의 방역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2년 상반기까지는 의미 있는 모멘텀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중국 경기는 2021년 4분기를 바닥으로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주식시장의 할인율 축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수보다는 업종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저가 매력을 바탕으로 미국 금리 상승의 악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블루칩(우량 필수소비재) 중심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조정이 크게 될 경우 분할 매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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