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제는 남녀 갈라치기인가..갈등 부추기는 정치 중단해야

연합뉴스 2022. 1. 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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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젠더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페미니즘, 성 소수자 문제를 다루는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녹화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지지자들의 방송 철회 요구가 제기된 지난 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이 불씨를 지폈다. 이 후보는 "그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다. 나쁜 얘기라도 들어야 한다"며 방송 철회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왜 젠더 갈등에 후보가 올라타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11월 중순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추면 이재명 후보를 기쁜 마음으로 찍겠다"는 내용의 글을 민주당 중앙선대위 참석자들과 페이스북에 잇따라 공유했다. 문재인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 때문에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인식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페미니즘 방송에 출연한 것을 놓고 젠더 이슈를 대하는 그의 이중적 태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당 내홍을 간신히 봉합한 윤 후보가 첫 공식 메시지로 여가부 폐지를 들고나온 것 역시 다분히 젠더 이슈를 대선 국면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의 SNS 글에는 수만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릴 정도로 반향이 컸다고 한다. 윤 후보는 "현재 입장은 여가부 폐지 방침이고 더는 좀 생각을 해보겠다. 뭐든지 국가, 사회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여가부 폐지가 국가와 사회에 어떤 보탬이 된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윤 후보의 글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글로 맞대응했다.

여야 후보들이 젠더 이슈에 집착하거나 치고 나오는 이유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2030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지난 6일 윤 후보가 참석한 청년 보좌역 간담회에서는 "민주당에 버림받은 2030 남성들에게 두 번 상처 주지 말라"는 페미니즘 비판 의견이 분출했다고 한다. 윤 후보와 갈등을 빚은 이준석 대표는 여가부 폐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정치인이다.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카드는 이 대표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2030 남성 표심을 얻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하지만 대표적 페미니스트로 불리는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해 논란을 일으킨 것이 불과 수주 전인데 이제 안티 페미니즘 행보냐는 비판에 그가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다.

젠더 이슈는 우리 사회의 현안 중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퐁퐁남', '설거지론' 등으로 대표되는 젠더 균열과 성역할 논쟁, 기혼·미혼 간 대립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젊은 층의 남녀 간 반목이 심각하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회적·경제적 요인들이 얽히고설킨 이슈가 젠더 문제다. 그런 만큼 신중하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진단, 성숙하고 차원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부처 하나 폐지하면 그 갈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선 국면에서 뜬금없이 뱉어내는 몇 글자 메시지나 무책임한 공약, 오락가락 행보 등은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기고 갈등을 더욱 조장하는 쪽으로 작동되기에 십상이다. 그러잖아도 우리 사회는 지역, 이념과 진영, 소득과 계층 갈등으로 그 분열상이 심각하다. 이런 갈등은 사회 기저에 깔린 문제를 정치적 이해 득실로 정치권이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서 부풀린 탓이 크다. 그런데 여기에 남녀 갈라치기마저 보태려 한다.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화해와 통합을 말한다. 그러면서 행동은 정반대다. 국민 통합을 이룰 정책 공약을 내놓고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당부도 지쳤다. 제발 더는 국민을 쪼개고 갈라치는 짓은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 국민의 소박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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