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면 성능 떨어진다는 전기차 배터리..날 풀리면 돌아오나요?
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는 문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노르웨이자동차연맹이 전기차 20종을 대상으로 영하 2도, 영상 23도에서 주행거리를 측정했을 때도 평균 19%의 오차가 있었다. 같은 양의 전기를 충전해도 기온에 따라 주행 거리가 달라진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안에는 전해액 안에 양극과 음극이 분리막을 사이에 두고 놓여 있다. 전기는 리튬이온과 전자가 양극과 음극을 오갈 때 만들어진다.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는 리튬 원자가 양극에서 리튬산화물 형태로 머무른다. 전자를 잃어버리는 경향이 심해 불안정한 리튬원자가 니켈, 코발트, 산소와 어우러져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충전이 시작되면 리튬 원자가 리튬이온과 전자로 나눠져 활동을 시작한다. 리튬이온은 전해액을 헤엄쳐 분리막을 통과해 음극으로 가고,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전자는 다른 경로를 통해 음극으로 향한다. 음극에 있는 흑연층은 리튬이온과 전자를 잡아둔다.
배터리에 전기 공급을 원하는 장치를 연결하면 이 과정이 반대로 일어난다. 전기는 전자의 흐름이 만들지만, 전자와 리튬은 한 쌍이므로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활발하게 헤엄치지 못하면 전기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은 곧 에너지이여서 온도가 떨어지면 어떤 물질이든 운동력이 떨어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도 리튬이온의 운동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100이어도 기온이 낮으면 이만큼 전기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100보다 낮은 배터리처럼 행동한다. 이따금 기온이 낮아지면 항속거리가 줄어드는 게 이런 이유다.
이론적으로는 온도를 다시 높이면 리튬이온의 운동력이 회복된다. 하지만 한 번 기온이 내려갔다 올라가면 배터리 속 소재가 열팽창에 의한 충격으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겨울이 끝날 때즘 얼었던 유리창과 파이프가 급격하게 수축, 팽창하면서 깨지거나 모양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
분리막은 꽤 튼튼하지만, 양극 음극이 열팽창으로 파괴되는 경우 리튬이온과 전자를 잡아두는 역할을 수월하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거나 수명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리튬이온이 헤엄치는 전해질의 조성을 바꾸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저온에서의 배터리 성능과 연관이 많은 것이 전해액의 점도다. 진흙에서 수영하면 물에서 수영할 때보다 속도를 낼 수 없듯이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다.
한 배터리 관계자는 "보통 점도가 낮은 전해액을 쓰면 저온에서의 리튬이온 활동이 좋아진다"며 "무작정 점도를 낮추면 다른 성능들이 안 좋아질 수 있어 이 요인들을 고려해 최적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체로된 전해액을 쓰는 '전고체 배터리'를 쓰면 저온에서의 성능 저하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다.
배터리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 중에는 온도를 떨어뜨려도 리튬이온의 운동력이 덜 떨어지는 것이 있다"며 "전해액이 고체라는 소재적인 특징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제시된 단계로 이런 특징을 가진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려면 관련 기술이 더 발전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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