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산소로 '자동차 내장재·화장품 원료' 만든다

UNIST, 광-전기-불균일 3종 촉매 시스템 개발
고부가가치 원료 '산화프로필렌' 생산 성공

UNIST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3종 촉매 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은 광촉매, 전기촉매, 불균일 촉매를 융합해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과정. <UNIST 제공>

고묘화 UNIST 연구원(왼쪽부터), 곽자훈 교수, 장지욱 교수가 햇빛과 산소를 이용해 자동차 내장내, 화장품의 원료에 쓰이는 산화프로필렌 합성법을 개발했다. UNIST 제공

햇빛과 산소를 이용해 자동차 내장재와 화장품 원료를 합성하는 촉매 시스템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곽자훈·장지욱·주상훈 교수팀이 공동으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3종 촉매 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나 화장품, 의약품의 기초 원료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원유 납사에서 프로필렌을 얻은 뒤 이를 산화시켜 합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해물질인 염소를 생산해야 한다.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염소 대신 과산화수소를 산화제로 쓰는 공법이 상용화됐지만, 과산화수소 생산 공정 자체가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못한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3가지 종류의 촉매가 연속적으로 반응해 프로필렌을 산화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 유해물질 배출 없이 태양광 에너지와 산소만으로 산화프로필렌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광촉매가 물 속에서 햇빛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화학 촉매는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 산소를 환원시켜 과산화수소를 만든다. 이어 과산화수소가 불균일 촉매의 도움을 받아 프로필렌과 반응해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한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94%의 높은 효율로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과산화수소을 친환경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과산화수소 공급이 가능해 생산 시스템을 단순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산화수소 수송과 저장에 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곽자훈 UNIST 교수는 "가장 풍부하고 값싼 산소를 사용해 산화프로필렌을 합성하는 촉매 기술은 석유화학 분야의 난제 중의 하나였다"며 "광촉매 성능을 개선한다면 상업적으로 더 큰 가치가 있는 기술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촉매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라시스' 표지논문에 선정,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